-껍질은 협의회, 알맹이는 육성회-
학교의 운영전반에 걸쳐 심의·자문기관인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소수의 학부모와 교장을 중심으로 학부모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떤 단체는 학교발전과 학교 운영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회비를 모금하고 있어 과거의 육성회와 똑같다며 학부모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학교운영을 위해 필요한 단체를 만드는 것은 학교자율에 맡기고 있기때문에 교육청에서도 특별한 제재조치를 내릴 수 없다"며 "다만 강압적이고 부당한사례가 있을 경우에는 지도단속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김제중앙초등학교에서는 '지역교육협의회(이하 협의회)'란 학부모단체가 각반에 몇 명의 학부모에게 회원가입과 회비를 모금하기 위해 회원가입신청서를 전달하고, 학교에서는 직접 학부모에게 회원가입요구에 대한 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나 학부모들의 불만이 대단하다.
특히 협의회 회원 중 일부는 "이 단체가 무엇을 하는지?, 회비는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 감사는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에 대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으며, 단지 자식을 학교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서 자식에게 해가 될까봐 그냥 회비를 내고 있다"며 협의회 회원가입에 불만을 토로했다.
한 학부모는 "담임한테 전화가 오는데 거절하기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며 "학부모단체인데 왜 교사가 전화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교는 "협의회는 학부모날이나 큰행사가 있을 경우 인력보강등의 도움을 받을뿐이고, 회원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회원가입에 대한 강요는 하지 않는다"며 "학부모들 스스로 학교발전을 위해 만든 단체이기때문에 운영에 대해서는 학교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학부모에게만 회원가입요구를 했고, 회비의 사용은 학교와 협의회원들간에 회의를 통해 도와주고 있다"며 "전년도에는 인도블럭과 졸업생 장학금지급, 운동회, 소풍, 스승의날 같은 행사때 교사선물과 같은 지원을 했으며, 회원들간의 친목모임과 등산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의회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 학교와 협의회간의 주장에 상당한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의 구성은 학교와 관계가 없다는 학교측 주장과는 다르게 협의회 가입요구에 대해 교사가 학부모에게 전화를 한 사실은 위 주장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협의회란 단체를 학교에서 관여하고 있다는 증거다.
더구나 무언의 압력으로 인해 학생을 대해야 하는 어려움속에서 교사의 양심마저 무너뜨릴 수 있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협의회 회원 가운데 일부 회원이 학운위 위원에 포함되어 학교운영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학운위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학운위의 위상을 떨어뜨릴 소지가 있다.
이는 협의회 회원이 본인 스스로가 학운위 위원으로 착각하는데서 알 수 있다.
특히 협의회 운영에 있어 회원들조차 회비의 쓰임과 활동에 대한 명확한 출처를 모르고 있다는 것은 이전의 교장중심인 육성회나 자모회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게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협의회의 운영과 구성이 필요한 이유와 방법,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투명성,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다른 학생과 차별은 없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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