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과 4월, 김제사회복지관에서는 우리 장애인들의 꿈과 희망을 찾기 위한 작은 역동이 있었다. 장애인 사회통합과 재활의지 제고를 위한 <2000 장애인 사랑의 테마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3월 25일에는 일일찻집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으며 그 성원으로 4월 20일과 21일에는 여행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여수로 가는 버스에 올라선 우리 장애인들은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기쁨에 사로 잡혔고, 서로에게 말없이 건네는 웃음 뒤엔 ‘우리는 하나’라는 강한 공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원한 바다 냄새를 코끝으로 느끼며 비료,석유정제,석유화학제품 생산에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여천산업국가단지를 거쳐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기점이자 종점인 오동도에서 여인의 정절을 담아 이른봄에 피어나는 동백꽃(여심화)과 식물원에서의 온갖 희귀 수목을 보며 봄 햇살만큼이나 우리 장애인들의 우정도 눈부시게 빛났다.


여수시 지체장애인복지시설인 동백원에서의 시간은 맛과 멋을 자랑하는 전북의 장애인들과 바다처럼 포근한 가슴을 가진 전남의 장애인들이 화목한 가족처럼 하나가 되는 소중한 만남이 되었고, 또한 동백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의 직업훈련활동 견학은 우리 장애인들에게 좋은 자극을 되어 삶의 의지와 재활의지를 다시 한번 강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동백원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아침식사를 하고 우리 장애인들은 여수의 절경을 마음껏 즐기며 살아있는 해양어류들이 전시되어 있는 전남수산종합관을 관람하고 남해바다의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광경이 천하일품인 향일암에서 소리 높여 ‘야호’를 외쳐 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 눈길을 끈 건 6쌍의 신혼부부가 함께 했다는 사실이다.

비록 불편한 장애인의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치기엔 한없이 부족해 보이겠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일으켜주고 보듬어 주는 사랑의 모습들은 우리의 마음을 웃음 짓게 하는 진정, 보배로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시각장애로 세상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아저씨는 같은 시각장애 1급으로 앞을 전혀 볼 수 없었던 아저씨의 소리 없는 그림자가 되어 길을 걸을 때, 계단을 오를 때나 밥을 먹을 때 항상 곁에서 도움을 주셨다.


“살아 생전에 집 밖을 나가보는 것이 소원이었어요”라고 말씀하시던 시각장애 아저씨는 어딘가를 여행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스스로 나약해지고 초라해지기 일수였는데, 이렇게 기분 좋고 아름다운 곳을 누군가와 함께 여행한다는 것이 마냥 기쁘다며 여행이 끝날 때까지 줄곧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으셨다.


항상 어두운 그늘과 높은 장벽 속에서 스스로 움추러들어 무엇하나 자신 있게 하지 못했던 우리 장애인들에게 이처럼 생명력 넘치는 도전정신을 갖게 한 장애인 사랑의 테마여행 행사에 진정으로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우리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없는 사랑의 후원, 지지와 격려를 보내 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그리고 내년에는 더 많은 장애인들이 편견 없는 세상에서 진정으로 웃음 지울 수 있도록 우리 김제사회복지관 가족들은 피와 땀으로 참 복지세상 만들기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 새천년 눈부신 봄의 햇살을 받으며

장애인 사랑의 테마여행 참가자 강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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