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자는 제조업의 현장에 분명 있어야 한다"



송림타올, 그 '근검'의 힘



하동 336번지, 송림타올 유경종(63)사장의 사장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멋진 사장실'은 결코 아니다.



수북히 쌓여 있는 타올관련 샘플과 신제품 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침구류의 샘플들이 선반마다에 가득한, 하나의 '수건 창고'일뿐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유경종 사장이 쌓아올린 37년여의 송림타올 기업정신은 이런 '근검'의 기본틀에서 오늘날의 송림타올을 있게 하였고, 더 나아가서는 전국 타올생산업체 3위의 실적을 지닐수 있는, 저력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타올의 고급화를 이루기 위한 고부가가치 생산에 주력하고 사보이(SAVOY)라는 독자 브랜드 개발에 전념한 뒤, 지압 침대시트같은 꾸준한 신제품에도 연구의 눈을 돌리지 않고 있는 힘의 배경에는, 이런 '근검절약'정신이 작용하고 있다.



송림타올의 '외길'37년 역사



지난 1964년 지금의 요촌동 원각사 부근에서 타올생산을 시작한 송림타올은, 그 후 1970년에 교동 173번지로 공장을 옮겨 제2의 부흥기를 맞아 도약의 기회를 가진다.



다시 23년이 지난 93년도에는, 이곳 하동 2천여평의 부지위에 1천여평의 공장건물을 짓고 명실상부한 '송림'의 브랜드만으로 성장의 전성기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성공의 반열에 송림타올은 서있는 것이다.



고용인원 80명에 작년 매출 50억원으로 남부럽지 않은 생산ㆍ영업활동이 돋보이는 송림타올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50억 이상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3년전에는 이란에 5만불 정도의 물량을 수출해본 경험도 가지고 있다.



이런 영업의 다양성에 힘입어 성장의 가속력을 얻은 유 사장은, 최근에 이태리산 바마텍스(VAMATEX) 기계를 들여와 하루 2만5천장의 고급타올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어 동종 경쟁업체와의 차별성 전략에 힘쓰고 있다.



직영점, 그 가치인식의 해법



송림타올의 사훈은 흔하고 간단할수 있다. 그러나 '근면ㆍ성실ㆍ창조'의 3구분으로 되어 있는 유 사장의 사훈에서 오히려 역설적인 그의 인생 전체를 투영해볼수 있어야 한다.



다부진 그의 얼굴에서 베어나오는 '근면'과 '성실'은 기본이다 하겠지만, '창조'의 사훈이 주는 이미지와는 언뜻 거리가 먼 느낌을 주어 자칫 낱말적인 의미밖에 없을 듯 한다.



하지만 영업과 브랜드인식에 대한 그의 창조적인 발상은 '직영점'운영에서 뜻하지 않게 돋보인다. 그것은 바로 '직영점'의 운영의 쉽지않은 결단에서 확인할수 있다.



많은 대리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선호도를 직접 확인할 기회도 얻고, 소비자와의 직거래로 인한 비용절감의 상호주의가 형성될수 있기 때문에 다소의 고정비용이 든다해도 직영점 운영이란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현재 전주에 2개소의 직영점과 익산ㆍ인천에 각각 1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유 사장의 희망은 수도권 지역의 직영점 개설에 있다. 전북권의 섬유산업이야말로 '실크의 메카'이기 때문에 직영점의 효과가 주는 '가치인식'을 '다수'에게 전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감투 사양'의 독특한 경영철학



송림타올 어디에도 그럴듯하게 치장한 공간은 없다. 생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절약공간이며 원자재 적재공간이다. 그렇다고 복리후생을 소홀히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단지 공장은 생산의 1차적 공간인 관계로 외형중시의 현장이어서는 안된다는 그의 원론에 모순되기 때문이다.



유 사장 자신도 그 원론을 따른다. 작업복을 입고 장갑을 끼고 원자재가 도착하면 그 자신이 먼저 하차를 돕고 나선다. 또한 그는, 경영인이 범하기 쉬운 '감투'의 유혹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경영인은 경영에만 몰두하는 것이 '기업 단단함'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는 종업원들의 복리후생을 제쳐 놓고 사회사업이나 모임의 감투를 도맡음으로서,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사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에 그리 인색하지는 않다. 다만 제조업자는 제조업의 현장에서 늘 있어야 한다는, 평소의 경영철학을 말하는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서 사원들의 고충을 알며 품질관리의 제일선에도 떳떳이 서있게 된다는, 그만의 40년 가까운 경영철학의 일면일 뿐이다.



<인터뷰>유경종 사장



송림타올의 생산현장에는 유 사장의 부인 김용말(60)여사가 여종업원과 함께 원단작업을 돕고 있었다. 또한 거기에는 비교적 생활의 여유가 있다는 고위직 부인들도 근 10년째 작업복을 입고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맞벌이가 중요하다. 헬스니 수영이니 하는 여가활용보다는 부부 서로간의 손을 보태고 부인들도 경제활동의 어려움을 몸소 겪어보아야 한다"고 말하며 "공무원들의 부인들부터 경공업분야의 일거리에 시범적으로 종사해달라"는 주문을 잊지않았다.



아울러 그는 "우리 부부 자신도 40년 이날 평생을 현장에서 산다'고 말하며 "적당한 노동이 최선의 건강일수 있다"라고 전했다.



유경종 사장은 김제가 고향이며 김제고를 거쳐 서울 중앙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송림타올을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원광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외아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병환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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