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부터 김제시의회에서는 제 60회 임시회가 개회돼 올해 1회 추경예산심의가 한창이다.



이번 임시회는 안건심사와 특위구성건도 있지만 예산결산위원회의 예산심의가 주된 활동으로 돼 있다.



예산심의를 위해 617쪽에 달하는 <2001년도 제1회 추가경정 일반회계 세입세출 예산서(안)>이 시의회에 넘겨진 것은 불과 예산심사 하루전이다.



그런데 의사일정은 다음날 하루만에 이 예산을 심의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예산서를 심도있게 검토하기는 커녕 그냥 읽어내려가기만 해도 하루는 족히 걸릴 상황인데도 말이다.



하루로는 무리가 따랐던지 결국 예산심사는 예외적으로 이틀을 넘겼다.



실과소장이 참석해 예산을 설명하는 동안 심도있는 질문으로 낭비성 예산을 지적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예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의원, 자신의 지역예산에 대해서는 막무가내인 의원, 뭔가 알고 있으면서도 차마 말 못하는 의원, 아예 말 한마디 않고 자리만 지키는 의원 등 각양각색을 연출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으로 비유됐던 언론관계 지출예산도 과감히 삭감하는 의지를 보였고 임의보조단체보조금, 공무원 출장여비 등 많은 소모성·선심성 예산에 메스를 가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



반면 정액보조외에 3천만원의 시비를 운영비로 지출해 문제를 야기시켰던 체육회에 또 다시 500만원의 운영비를 추가로 승인하고, 출근도 하지않는 공무원 공로연수자 출장비 1천여만원을 눈감아주는 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시의원들은 예산 결정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예산관련자의 청탁이나 체면을 첫째 이유로 꼽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믿고 살림을 감시하라고 뽑아준 시민들은 무엇인가?



시는 예산안의 비공개를 고수하고 의원들은 쉬쉬하고 있다. 무슨예산이 어떻게 책정됐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승인되고 삭감되는지 알 길이 없고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예산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립된다면 무엇이 두렵고 무슨 체면이 손상되는 것일까?

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마침내 '의정지기단'의 출범으로 이어지고, 방원필 임시간사가 의회감시에 들어갔다.



임시회 회기동안이 예산심사만으로도 부족한데 '국회의원 후원의밤'과 '통일정세보고회'로 하루넘게 일손을 놓는 형편이다.



의원들은 본분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체면이나 이익보다 시민의 알 권리와 복리증진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예산 심의 과정은 반드시 공개돼야 한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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