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시작하며



얼마 전부터 지방자치제도의 폐단에 대해 국민의 우려와 언론의 지적이 잦아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지방자치의 무용론까지 대두하기 시작했고, 일부국회의원들이 단체장임명제를 주요골자로 하는 입법안을 상정하였다.



일련의 지방자치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진행되어온 지방자치 결과에 대한 반영이라는 점에 대해서 현직 지방의회 의원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을 가진다.



단체장의 방만한 예산운용과 선심정책, 그리고 집행부 감사권과 예산 심의의결권을 가진 지방의회 의원들의 자질 문제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방자치 무용론에 대해선 수긍하지 않는다. 잘못 된 것이 있으면 주민자치제도이기 때문에 불충분한 지방자치제도의 보완이 따른다면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로 바로 잡혀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방만한 예산 운용을 우려해서 행정자치부에서는 해마다 예산 편성지침을 내려보내고 급기야 결산을 토대로 지자체별로 재정분석을 실시하여 부실한 자치단체에 대해선 재정진단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지방자치에 대한 간섭이라기 보다는 건전한 재정운용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것이라 생각된다.



작년말 행정자치부에서는 처음으로 발간한 '지방재정종합분석'에는 각 자치단체의 재정운용실태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기술하였고 내용을 공개하였다. 행정기관의 결산이 다음연도 6월경이나 완성되기 때문에 1999년도 결산분석이 2001년 초에 회람될 수밖에 없는 한계는 가지고 있지만, 지방재정의 현황에 대해서 10개의 지표를 제시하고 그 틀에서 분석하였기 때문에 김제시민이 김제시의 살림살이를 살펴보는데 적절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되어 그 것을 기반으로 비교재분석 연재를 시작하기로 한다.



그 동안 시민은 김제시의 재정운용에 대해서 접근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김제시의 전체적인 재정운용 규모는 물론 재정운용의 문제점도 알게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자기집 앞 도로포장 등 자기와 직접관련이 있는 부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나, 김제시의 전체적인 재정규모 및 운용 방식 속에 개별예산이 귀속되어 있기 때문에 큰틀에서 김제시의 살림살이를 구경하는 일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단지 필자의 주관적인 시각과 판단이 첨가 될 수밖에 없음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잘못 판단한 부분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할 생각이다.



2. 재정자립도



(김제시는 72개 전국의 시(市)에서 71위)



<산식>



지방세 + 세외수입

------------------- ×100

일반회계세입결산액





재정자립도의 의미는 잘 알고 있듯이 세입측면을 고려하여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이 전체예산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즉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의존수입인 지방교부세, 지방양여금, 국고보조금과 외부로부터 차입하는 지방채를 제외한 순수 재정자립여건을 표시하는 지수이다.



1999년 전국 248개 자치단체의 평균 자립도는 54.15%이고 98년도엔 55.24%이다. 거기에 비해 김제시의 99년 재정자립도는 33.42%로서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재정자립도 지표가 김제시민이 누리는 삶의 척도와 동일시 될 수 없음은 자명하나 장기적으로 봐서는 그냥 방치해서 될 문제는 분명 아니다. 김제시의 재정자립도는 97년도를 정점(36.97%)으로 하락하는 추세이다.



이 주요한 원인은 자체수입중 지방세는 큰 차이를 보지지 않고 있는데 세외수입액이 하락하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여기에 재정자립도를 보는 이중적인 잣대인 지역구 국회의원과 단체장의 노력으로 국비를 더 가져온 것이 포함될 수도 있을까?



전국 기초단체232개(시 72개, 군91개, 구69개)중에서 김제시의 재정자립도는 어떤가를 살펴보자. 전국 232개 시·군·구에서 자립도가 가장 높은 곳은 경기도 과천시(96.09%)이고 가장 낮은 곳은 강원도 철원군(16.14%)이다.



전국의 기초단체의 자립도 편차는 엄청나게 많이 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제시 재정자립도(33.42%)는 전국 시(72개)중 71번 째 순위이다. 김제보다 낮은 시가 단 하나(남원 30.82%)가 있다.



농업을 위주로 한 지역이라 농업의 몰락과 함께 김제시가 천덕꾸러기가 된 것도 사실이지만 김제시민들로서는 몹시 서운한 일이다. "김제시는 도농복합형태의 시라서 최하위 그룹에 있다"라고 생각되면 군(郡) 지역과 견주어보자. 군 지역 중에서 가장 자립도가 높은 곳은 울주군(71.10)이며 가장 낮은 곳은 역시 철원이다. 전국 군(91개)과 견주에 보면 김제의 자립도는 울릉군(33.62%)과 옹진군(33.29%)사이에 낄 수 있는 형편이며 옹진군은 60위에 머물고 있다. 어찌 김제시가 울릉군과 옹진군 둘 다 섬으로 이루어진 자치단체들과 어깨를 겨루어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재정자립도가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일반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지만 지방세는 자치단체의 의지와 그리 큰 관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세외수입의 증대는 자치단체의 의지와 비례될 수 있다. 인구가 비슷한 나주시와 비교(예산총액)해 볼 때 김제시의 지방세비율은7.4% 이고 세외수입비율은 30.5%이나 나주시의 경우 지방세비율이 5.2%이고 세외수입비율은 43.6% 이어서 자립도는 김제시보다 높다.



재정자립도가 김제시 재정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의 전부는 아니지만 지역 여건만 한탄하고 중앙정부의 정책을 탓하면서 노닥거릴게 아니며, 중앙정부에 쫓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김제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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