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하리라"... 성경의 한구절을 되뇌이며 하늘로 향하는 그들의 임종을 보며 그녀의 시선은 잠시 허공을 향한다.
한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그들의 수고와 웃음과 눈물에 대한 사연을 생각하면서 막 임종을 행한 한 생명의 영면을 이렇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관내 노인종합복지타운에서 보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복례(여ㆍ37세ㆍ보건8급)씨는 지금 자신의 생애에 소중한 의미를 지닌 호스피스(임종간호사)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150세대 200여명의 복지타운 입주노인중 독거노인 90명, 만성질환 135명, 재활 20명, 그리고 정신질환 6명 등 다양한 손길을 기다리는 그들에게 매일같은 가정방문을 통하여 건강상담 및 생활상담 말벗친구가 되기도하고 19명의 80세이상 노인에게는 주 3회이상의 특별건강관리를 꼼꼼히 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고인이 된 3명의 노인에 관한 임종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김아무개(72)할머니의 경우,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94세의 노인을 모시고 물리치료실,공연장을 다니는 등 언제나 남을 도우려 하는 그런 분이었다.
항상 자신을 돌보기 이전에 '남'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 분이었지만 갑작스런 급성백혈병으로 쓰러져 최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족의 품안에 운명하면서 "최씨.. 그동안 기도 고마웠어"라는 말을 남기고 운명하고 만다.
또한 황산이 고향인 윤노인(75)의 경우, 거제도에서 이곳으로 올 당시의 건강이 좋지않아 계속적인 심장치료를 받았으나 상황이 심각해져 보호자를 요청했으나 거리가 먼 관계로 최씨가 윤노인의 임종을 대신해야만 했다.
방청소나 운동, 그리고 말벗삼아 식사도 해드렸던 윤노인이었기에 임종 직전 "그간에 퍼진밥 잘먹었다"하며 웃는 그의 말에 "계속 밥을 해드릴께요"하며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그는 끝내 가족이 오기전에 그녀 앞에서 운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현재 최복례씨는 관내에서 119요원을 제외한 앰블런스를 가장 많이 타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그녀의 손길을 거쳐야하는 이곳 복지타운의 노인들에게, 이미 그녀는 가족이자 보호자이며 임종의 고백을 들어주는 수호천사이기도 하다.
또한 그녀는 재가물리치료의 계획입안자이다. 5명의 물리치료사들이 아파트입주민을 위한 무료방문 물리치료로써 현재 40번 이상의 방문실적을 보이고 있는 이의 입안을 강력히 주장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느날 그녀가 필요한 상황은 또다시 오겠지만, 떠나가는 이의 앞에서 그들의 수고를 덜어줄수 있는 호스피스가 있다면 앞으로도 그것은 분명 최복례씨의 몫이 될것 같다.
오병환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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