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송(37·요촌동·교육자)

우리가 어느 사회에서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가지 않고는 그야말로 신바람 나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 교육이나 정치나 언론이나 모두다 그럴진대 잘못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에 대한 뼈를 깍는 인정과 시정을 위한 몸부림 없이 탄압이라는 주장으로 원칙을 비켜간다면 그것은 썩은 사회나 다름없다.

지난 시대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언론사에 자리잡고 있는 그 병폐들을 바로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같은 언론계에 종사해왔다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한 자신들의 기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성숙된 문제해결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먼저 그들이 종사해온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처해왔던 여러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빠지게 된 상황을 인정하고 만약 그 상황을 빌어 부당한 거래나 축재를 한 사람이 있다면 그에 대한 응당한 죄과를 받아야한다는 자기반성을 한 다음에 정말 양심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대다수의 언론인들에 대한 배려를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잘못된 관행과 그 시정에 있지 모든 언론인을 매도하자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자신들의 도덕성을 확고하게 해줄 수 있는 이 기회가 못내 기뻐해야 할 시점이라고는 왜 생각하지 않는가?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지 않고 정정당당한 언론행위를 통해서 확보하는 독자수를 우리는 믿을 수 있는 영향력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우리 국민의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아무리 성큼성큼 걷고 싶어도 우리 국민의 정서가 원치 않을 때는 안타까운 현실로 인정해야하고 그 국민의 정서를 통탄해서도 비하해서도 그 어떤 것도 이루어 낼 수 없을 것이다. 국민과 유리된 그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그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의식수준과 같다. 그러니 제발 공정한 마당만이라도 만들어 보자. 그 구조만이라도 확보해보고 국민의 뜻에 따를 일이다. 제발 부정만은 응징하고 한판 춤을 추어볼 일이다.

대통령이 이 나라에서 제일 힘있는 사람이니 대통령의 선처를 바란다는 주장은 도대체 무엇인가? 어디에 부정을 눈감아 주는 권리가 대통령에 있단 말인가? 대통령 한 사람의 판단으로 이 나라 유기체가 좌지우지된다면 자율과 정의는 실현되지 않는다.

부정은 그 어느 정권에서나 소신껏 과감히 척결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선처를 운운함은 법위에 대통령을 놓는 일이며 그 발상자체가 독재를 비호하며 아부하는 엉터리 지식인의 그것이다.

또한 추징금을 안 내놓는 부정 대통령을 마치 이 사회의 묵계인양 인정해주는 그런 발언은 이 사회의 법적·도덕적 기능을 땅에 떨어뜨리는 위험에 빠뜨리게 한다. 떼를 쓰면 떼가 통하는 그리고 우리 사회, 우리 법에 그 집행권이 나약함을 인정하는 태도는 정말 위험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누가 법을 지킬 것인가? 누가 법이 내리는 그 죄과를 받으려 하며 자기의 잘못을 인정할 것인가?

이제 이번 언론사 문제로 인한 국민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국민의 말과 글은 원래가 다양해야 살아있는 사회이다. 하물며 우리 나라가 현재 처해있는 이 상황이 그 얼마나 복잡하고 극적인가?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 대립(지구상의 마지막 소모전이 우리 땅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현실), 남은 반쪽의 동서대립(지역주의의 망국적 병폐), 가진 자와 못가진자, 집단 이기주의와 가난과 실업의 고통!

광복 후 이 짧은 반세기에 이렇게도 달리 산 국민들이 또 있을까? 그러하기에 이 나라 언론은 이미 혼란을 잉태하고 있다. 국민의 말과 글이 언론이 아닌가? 그런데 여기에 부정의 더티 플레이까지 존재한다면 어찌되겠는가?

혼란스럽다고 부정을 방치하고 잘못된 관행을 방치한다면 어떤 논리가 다른 논리에 설득력이 있단 말인가? 더 큰 혼란은 부정을 방치하고 그 당근을 취하는데 있지 그것을 원칙대로 척결하는데 있지 않다.

제발, 옳은 주장들을 하고 또 공정하게 평가받아서 다수의 국민의 뜻에 따르는 원칙이 있는 사회에서 한 백성으로 살고 싶은 것이 왜 그렇게 소원한 일인지 이해할 수 없어 통탄할 따름이다.

언론인들이 진정한 승리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데 앞장서주시기를 빌며, 그 각고의 길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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