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계에는 무릇 천적이 존재한다.
이 천적관계를 고리로 먹이사슬이 형성되어 자연은 균형을 이룬다. 그러면 인간의 천적은 과연 무엇일까?
인간의 천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 오해다. 인간의 1차적인 천적은 바로 세균(박테리아)과 바이러스이다.
식중독을 이루는 포도상 구균(구슬 모양이라는 뜻임)이 자기들끼리 DNA를 교환하면서 좀더 강한 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관찰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세균들도 생존과 진화에 대한 지향성이 있는 것이다.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는 거의 모든 세균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 거의 전멸을 할 지경이었는데, 최근 100년 정도 지난 지금은 이 세균들이 이에 대하여 적응하고 이겨내어 좀더 강한 세균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서 골치이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특징을 둘 다 가지고 있다는 점은 학교에서도 배웠을 것이다. 숙주 속에서는 생명체의 특징을 가지고 부산나게 DNA를 합성하고 또 분열을 거듭, 즉 자기들의 2세를 부지런히 만들어 낸다. 숙주 밖에서는 무생물이다. 아무런 생물의 특징을 가지지 않고 고저 바윗덩어리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놈의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항바이러스 제재는 별로 개발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감기에 걸렸다는 것은 인푸르엔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다는 것인데, 감기에 걸려 가지고 병원에 가서 약 지어먹고 주사 맞고 하지만 이러한 약들이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은 아니다.
단지 열이 너무 오르니 해열제를 넣고, 목과 편도에 염증이 심하니 소염제를 넣고... 그런 식인 것이다. 몸에 있는 면역체계가 스스로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약 1주일 정도 지나면, 보통 우리 몸은 이 바이러스를 격퇴시킨다.
이 세균과 바이러스가 우리 인간의 1차적인 천적이다. 이러한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 우리가 죽으면, 보통 땅에 묻는데 땅에 묻으면 이제 세균들은 얼씨구나 하고 우리 몸을 완전히 먹어버린다. 몇년이 지나면 거의 뼈만 남기고 깨끗이 식사를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맨눈에도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이 지구상에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큰소리치며 살고 있는 인간의 천적인 것이다.
그런데, 그 이외의 인간에 대한 천적은 없는 것일까? 인간의 주요 천적 가운데에는 바로 인간이 포함된다.
봐라, 인간이 인간들을 얼마나 많이 죽이는가를... 유사이래 인간이 인간을 죽인 숫자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고등동물일수록 같은 종족간에 영역 싸움을 많이 한다. 그래서 영역을 침범하는 놈들을 용서하지 않고 죽이려 든다.
이 지구상에 각각 금을 그어 놓고 '국가'라는 이름으로 다른 놈들에 대하여 배타적으로 살아가지 않는가?
인간의 가장 무서운 천적은 바로 인간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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