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계약후 알릴 의무위반으로 '보상불가' 통보

김제공업사-구조변경실시후 안전검사마쳐 '책임없다'

현대자동차-구조변경차량은 AS대상제외 '내탓아님'


지난달 24일 터미널사거리에서 일어난 중형승용차 화재사건을 놓고 관련 3사 관계자간의 책임기피현상이 일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4월11일에 현대자동차의 그랜져 XG를 인수받은 요촌동의 진정환(41세ㆍ가명)씨는 국가유공자인 아버지와의 공동명의로 차량을 구입한점을 들어 열흘뒤인 같은 달 20일에 1급자동차 정비업체인 김제공업사에서 별도의 LPG 장착을 실시했다.


그러나 두달뒤인 지난달 24일에 운행중인 차량 엔진룸에서 원인모를 불길이 치솟았고 별다른 인명피해없이 차량 앞부분이 전소된 채로 현대자동차 AS업체인 우리공업사에 맡겨져 수리비 1천2백만원의 견적을 의뢰받은 것.


하지만 사고차량의 자동차 보험회사인 삼성화재측은 "차주측의 갤로퍼에서 사고차량인 그랜져 XG의 보험승계과정에서 LPG구조변경에 대한 사후 서면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인정되어 불가피하게 보험불가판정을 내린다"고 통보해왔다.


이는 삼성화재측 자동차보험 약관인 보통약관 58조 <계약후 알릴 의무>조항에 차주가 구조변경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진씨측은 "보험설계사에게 구조변경할 것임을 사전에 구두로 통보했으며 구조변경후에도 사고차량에 동승했으므로 구조변경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며 또한 전화통화를 통해 알려주었다"고 설명하고 "또한 이런 약관상의 서면 사후통보여부가 있다면 고객이 지나쳐도 보험설계사측에서 충분히 인지시켜주어야 함이 마땅할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씨는 이어 "통상적으로 70여페이지에 달하는 약관을 누가 일일히 이해하며 읽어보냐"면서 "중요한 특약사항이 있으면 보험사측에서 별도의 설명을 해주어야만 가입자가 이해할것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담당보험설계사 김아무개(여ㆍ41세)씨는 "솔직히 약관의 깊은 이해에 대해서는 고객이나 보험설계사 모두가 미숙한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하면서 "구조변경사실에 대해서는 사전에 들었지만 사후에 이를 서면으로 통보해야 된다는 사실은 나 역시 몰랐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서 관계자는 "사고원인에 대한 수사가 오는 16일부터 시작될텐테 삼성화재측에서 화재원인을 LPG구조변경쪽으로 단정하고 섣불리 보험불가판정을 내린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고 밝히고 "시시비비는 원인이 가려진 다음에 해야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한 구조변경을 실시한 김제공업사측에서는 "불법장착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후 "구조변경을 마친다음 이의 검증기관인 가스안전공사의 합격필증을 취득했고 자동차검사소에서의 구조변경검사까지 마친 상태임"을 주장하며 자사측의 문제가 아님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대해 자동차메이커인 현대자동차 금만영업소 관계자는 "출고된 차량의 구조변경원인으로 화재가 났다면 이는 당연히 AS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이는 설계와 제작상의 하자가 아닌 임의부착으로 인한 인재일것"이라고 원칙론을 제시했다.


불탄 자동차를 놓고 원인규명이 되지 않은채 심증적으로만 '우리탓 아닌 네탓'을 주장하는 관련 3사를 놓고 차주만이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우리사회의 '팔면 그만'이라는 식의 행태가 돋보이는 이번 사건은, 삼성화재가 주장하는 "찾아가는 서비스"가 아닌 "찾아와야만 하는 서비스"가 아닌가 지역사회의 여론이 따끔하게 되묻고 있다.


오병환 기자 obh@kimjenews.co.kr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