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에 부과되는 TV수신료


옛 속담에 '우는 애기 젖 한번 더 준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마 애기 울음소리가 시끄러워 조용하게 하려는 선조들의 경험담에서 나오는 말일 것이다. 이 속담은 오히려 지금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라 생각한다. 일을 원칙적으로 처리하기 보다는 '민원이 발생하면 처리한다'는 안일한 자세에 적격이다.


현재 한국전력공사에서 교부되고 있는 전기요금고지서에 텔레비젼 수신료가 첨가되어 부과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영방송인 KBS에서 텔레비젼을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한 달에 2500원씩 징수하고 있는 수신료는 예전 가가호호 방문하여 징수를 하는 것보다 인력과 예산절감 그리고 징수율의 상승을 위해 전기료에 부과하는 것이 획기적인 방안이라 생각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신료 부과에 대해 이견이 많다. 소비자가 한국전력과 계약하는 계약종별(주택용)에 따라 수신료 부과를 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지만, 주택용이 아닌 다른 계약종별에도 수신료를 부담시키고 있다.


어느 연립주택일 경우 지금까지 개인앞으로 나오는 수신료를 부담하고 있으며, 공동으로 사용하는 일반전기 즉 지하펌프와 가로등에도 수신료가 부담되는 등 이중부담을 하고 있어 주민들이 항의전화를 한걸로 알려졌다.


분명 수신료를 부과시키기 위해서는 계약종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방문하여 실상을 파악하거나, 최소한 전화통화를 해서라도 확인을 하는것이 수신료부과를 위해 최소한의 원칙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인력과 예산부족을 이유를 들어 확인전화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수신료 부과에 대해 안내를 하게되면 "텔레비젼을 보지 않는다"는 계약자들간의 잦은 다툼(?)때문에 전기수급자에 대해 일괄부과란 결정을 선택한 듯 싶다.


그러나 수신료에 대한 징수와 환급에 있어 원리원칙보다는 목소리를 우선하는것 같다.


일단 일괄부과를 실시한 후 이의가 있으면 확인절차를 밟은 후 수신료를 돌려주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이의가 없으면 돌려주지 않고 계속 부과하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가정에서 2500원이란 돈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전국을 대상으로 한다면 천문학적 금액이 나올 것은 분명하며, 고스란히 KBS로 들어갈 것이다.


결국 세금에 대해 꼼꼼이 따져보고 이의를 제기하면, 민원발생이 생길것을 염려해 다시 환급해 주고 있는 이러한 일들은 단순히 수신료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일단 해보자는 식의 무대포정신, 원리원칙보다는 즉흥적인 제도, 이를 알면서도 그냥 넘어가는 참 좋은 성격을 가진 국민, 그리고 아무일 아닌 듯 넘어가려는 기관, 이로 인해 동방예의지국에서 결국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로 변해가는 것이 아닐까?


김태영 기자 kimty@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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