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정원과 테이블 램프의 교차미학'

소나무가 아름다운 전원형 레스토랑 '아라리오'


팀 버튼감독의 '가위손'처럼 파스텔톤의 정원이미지가 강렬하던 비밀의 정원에는 7월의 오후가 그림처럼 걸려있다.


어디에나 솔잎의 가는 그늘이, 마치 영화속의 수목원처럼 드리워져 있는 정원에는 발길을 돌리기에 내 자신을 뿌리칠수 없는, 어떤 유혹이 그곳엔 있는 것 같다.


한번쯤 여름밤의 안식을 꿈꾸는 도시민에게 시원한 드라이브 끝에 다다른 시외곽, 절제된 동양미가 있는 전원형 레스토랑 '아라리오', 노천까페에나 있을법한 프렌치 파라솔은 듬성듬성 소나무 사이에 앉아있고 잘 씻겨진 바위와 석등 옆으로 연못은 늘상 전설처럼 마르지 않고 있었다.


걸음을 옮겨 두꺼운 유리문을 밀자, 실링 팬이 소리없이 돌고있는 실내에서는 이윽고 테이블램프가 켜졌다. 국내에서는 신라호텔 크리스탈 볼륨에서나 볼수 있다는 이 빨간색 파라핀 테이블 램프는, 마주앉은 이의 얼굴에 마치 '추억만들기'가 그려져 있는듯 놓여진 레드와인에 주홍빛을 더해간다.


작년 10월 개업한 '아라리오'는 독특한 이미지를 지닌 전원형 레스토랑이다.


상동동 전북기능대 앞 1만여평의 관상용 소나무림속에 부속된 3백여평의 대지위에는, 조성된 건물 60여평의 아담한 연인과 가족을 위한 정통레스토랑으로서 동서양의 멋과 맛이 조화롭게 교차된 쉼터이자 먹거리 공간이다.


부친때부터 가계로 이어 받은 남양조경의 맥을 이어 이곳에 문을 연 주인 홍석정씨는 "아직 정원조성이 기대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몸과 마음을 위해 최선의 관리를 다하고 있다"고 말할 만큼 음식맛이상의 정원조경에 자신의 전부를 보태고 있었다.


그의 선친이 설립한 남양조경은 지역내의 몇몇 건물에도 이미 알만한 아름다움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현재는 농업기반공사가 되어버린 군청건물의 조경이나 원광대 캠퍼스, 그리고 40대 이상에게 추억이 되어버린 예전 화원예식장 등 조경업계에서는 인정받아줄 만한 업적을 세월의 뒤안길에 아름다움으로 당당히 남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문의 결정판이랄까? 이곳 '아라리오'는 그들 홍씨 가문의 꿈이요 스스로의 얼굴로 내비추어 손색이 없을듯 하다.


'아라리오'는 단골손님이 전체손님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말은 한번 찾은 손님은 꼭 다시 들른다는 역설적 통계이기도 하다.


여기에 주인 홍씨가 적극 권하는 음식은 이곳에서 제일 비싼 3만원대의 조리장 특선요리보다는 비교적 부담이 덜한 1~2만원대의 아라리오정식이다.


LA갈비에 안심스테이크, 왕새우후라이, 크린베리소스를 얹은 치킨, 홍게그라당에 붉은 와인을 곁들이고 후식으로는 특유의 맛이 일품인 커피가 있는 패키지음식이다.


그런 이유로 모처럼의 가족외식을 꿈꾸는 이는 이곳을 선호한다. 음식자체도 정통식 풀코스이지만 아이들의 배려를 위해 정원한켠 어린이 놀이터가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


이곳은 사계절 모두가 나름의 경치를 가지고 아름답겠지만 주인 홍씨는 그래도 '아라리오의 봄'을 권한다. 그것은 철쭉과 각종 관상목의 초록색 풋풋한 자태를 지켜볼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지난 겨울 이곳을 들른 손님은 "그래도 아라리오는 겨울에 참맛을 알수 있다"라며 눈꽃이 핀 소나무의 자태를 짐짓 회상한다.


아라리오는 계절 어느 모서리에라도 좋다. 맛이 좋은 음식과 시절흐른 음악이 절로 어울려져 탁자에 쌓이는 동안에도 여름은 잊혀지고, 경치에 비껴앉은 잠시의 안식일지언정 '아라리오의 여름'도 참으로 괜찮다고 싶을만큼 그곳엔 미움없는 사랑만이 있을것 같았다.


오병환 기자 obh@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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