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촌파출소 노유미 순경ㆍ신풍파출소 박경복 순경

"세상을 순화시키는건 강함이 아닌 부드러움이다"


김제경찰서내에 여성경관은 현재 7명이다. 그 중에 일선 파출소에 근무중인 소위 현장경관으로서는 황산파출소 소장인 김경자 경사와 요촌파출소의 노유미(25세,사진 왼쪽)순경, 그리고 신풍파출소의 박경복(24세, 사진 오른쪽)순경이 있다.


그러나 김경자 소장은 수장으로서의 관리측면이 있는 반면 노유미ㆍ박경복 순경은 20대 중반 미혼의 나이에 혼탁한 세상의 중심에 '민중의 지팡이'로서 그들 특유의 임무를 다하고져 시내거리마다에 그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노ㆍ박 여성투캅스는 경찰공채 133기 동기이다. 노유미 순경은 전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박경복 순경은 전주대 행정학과출신의 재원이다.


이들 여성 투캅스는 6개월간의 사격 및 무술훈련을 마치고 노순경은 검도, 그리고 박순경은 태권도 공인1단을 취득했다.


특히 노유미 순경은 자타가 공인하는 권총사격의 달인이다.


그러나 그들은 거친 불법의 세상을 힘으로 다스리지는 않는다. 맑은 미소와 친절의 부드러움으로 치안의 표면위에 부상해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법은 어디까지나 불법이며 범죄이다. 그런 범죄와 불법에 맞서기 위해서는 부드러움과 강력함이 동시에 겸비되어야 하기 때문에 미소뒤의 긴장을 늦추지는 않는다.


경찰입문 동기에 대하여 노유미 순경은 "제복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가 좋았다"라고 전제한 후 "여군을 택할까 망설였지만 대민업무가 좋아 경찰을 선택했다"고 술회한다.


노 순경은 지금 경찰근무를 후회하지 않는다. 요촌파출소의 특성상 유흥업소의 밀집과 윤락가의 영업으로 시시비비가 잦은 관계에 취객들의 다툼이 많아 순찰근무중 마찰은 늘상 일어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약소한 것이다.


처음 부임시의 두려움과 낯설음은 이제 사라졌지만 본격적인 순찰근무중 일어나는 범죄와의 대치에는 주취객이상의 어떤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유미 순경은 최근 큰 건 하나를 올렸다. 순찰근무중 동료인 한홍섭 순경과 같이 도난차량을 발견하고 유기적인 협조아래 인근 여관에 투숙중인 절도용의자 3명을 체포했기 때문이다(본보 7월 20일자 보도). 특히 이들이 훔친 차량에는 환각용 본드와 절도용 공구들이 다량으로 실려 있었기 때문에 사건의 사안은 비중이 커질수 밖에 없었다.


이로써 노유미 순경의 이름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노순경 역시 이번 사건으로 여성경관이 흔히 택하는 행정요원이 아닌 수사요원으로 자신의 갈 길을 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전북지방경찰청내 102명의 여성경찰이 3분의 2이상은 행정요원으로 방향을 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아서도 상당한 결심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요촌파출소장 신삼규 경위는 "최근 잇따른 열대야 현상으로 주취객들의 폭력이 자주 일어나지만 노 순경은 침착하게 대처한다"고 말하고 "남자들의 세계였던 일선 파출소에 여성경관이 온다는 자체가 처음엔 부정적이었지만 대민업무에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이 강하게 작용함으로서 그들이 지닌 별도의 치안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성경관이 파출소에 부임해오던 날, 남성중심사회일수 밖에 없던 파출소에 화장실이 먼저 변해갔다는 사실은 경찰내의 구조가 양성평등으로 변해간다는 것을 확인할수 있게 해주었다.


이제 지난 1월6일 동시에, 이곳 두 핵심파출소에 부임해온 관내 첫 여성 투캅스는 새로운 얼굴로 우리와 익숙하게 지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밝고 아름다운 미소가 계속 미소로 남아있기를 진정 바라고 이를 위한 남성동료들의 따뜻한 배려도 더욱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그들 여성 투캅스의 허리에 찬 권총이 녹이 슬지언정, 권총보다 더욱 강한 미소로 이 지역의 치안이 계속 밝아졌으면 하는 우리의 바램 역시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병환 기자 obh@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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