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지 쌀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지역 농가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관련기사-별도 해설>


특히, 관내에서 미곡 종합처리장을 운영하는 농협에서는 운영적자에 대한 부담으로 현재까지 수매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벼를 사들이지 않고 있어 벼를 팔 곳이 마땅치 않은 농민들이 수확을 미루고 있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현재 중간상인들에 의해 산지에서 거래되는 쌀 가격은 80㎏ 1가마당 15만5000원선으로 17만원대를 유지했던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이른 벼를 수확한 농민들은 오랜 가뭄과 소비량 감소 등으로 올해도 풍작이라는 전망과 달리 실제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졌다며 이로 인해 소득 감소 폭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민 최아무개씨(49·진봉면)는 "8천평에 이른벼를 재배해 수확했으나 산지 쌀 값이 하락해 지난해보다 가마당 1만5천원 가량 싸게 팔았다"며 "수확량도 25가마가 줄어 총소득을 따져보니 지난해보다 7~800만원 가량 수입이 줄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른벼를 많이 재배하고 있는 광활, 진봉면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현재 민간 도정업자들과 거래되는 가격은 조곡 1㎏당 1330원~1340원선으로 지난해 대비 150원, 올해 정부 수매가 대비 210원이 낮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농민들은 지난해에 비해 수확량까지 줄어 1500평당 100만원 가량 소득이 떨어질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이 쌀값 하락전망에 따른 미곡처리장 운영적자에 부담을 느껴 현재 자체 매입하는 추곡수매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벼를 사들이지 않고 있어 농민들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다.

현재 관내 농협들은 시중시세에 맞춰 수매가를 결정할 경우 농민들의 극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미루고 있으나 농민들이 요구하는 수준대로 벼를 사들일 경우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없는 현재 상태로는 적자운영이 불보 듯 해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농협들이 수매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벼를 사들이지 않고 있자 판로가 막힌 농민들의 불만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농민 이아무개씨(52·백산면)는 "농협에서 수매가를 결정하지 않는 바람에 일반 도정 업자들이 쌀값이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이라며 제대로 쌀값을 쳐주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김제농민회 최낙민 회장은 "정부의 수매정책을 고스란히 떠안은 농협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하루빨리 농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매가를 제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수 기자 kjs@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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