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우리 지역에서 단군상의 목이 잘려나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동안 몇몇 초등학교에서 '단군상'의 목이 잘리는 사건이 발생하긴 했으나 이번 김제에서 발생한 사건은 도내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 일어난 단군상의 훼손을 단군을 종교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것인지에 의견이 분분하다.


90년대 들어 소강상태에 들어섰던 단군 논의는 한문화 운동 연합이 전국 학교에 단군상 보급 운동을 벌이고 단군상의 목이 잘리는 일이 발생함에 따라 다시금 논쟁거리로 부각되었다.


단군상 훼손에 따른 갈등은 '역사적 인물'과 '종교적 우상' 이라는 서로 다른 견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표현의 자유와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편협한 신앙과 타인에 대한 거부행위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단군은 민족이 위기에 봉착하거나 사상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했을 때면 어김없이 등장, 정신적 근원으로 작용하여 돌파구 마련의 가능성으로 제시되곤 했었다.


유교가 그 중심사상이던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단군은 여전히 민족의 시조로 받아들여졌다. 그 한 예로 구월산 삼성사, 마니산 참성단 등 단군 유적에 국가가 제사를 올리는 등의 행사가 여전히 이루어졌다.


그러나 일부 종교계에서는 지금도 종교적 우상으로 단군을 보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어쨌든 다 종교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관용과 비폭력의 종교문화를 이 땅에 건설해야 할 시대적 사명을 안고 있다.


종교계의 당면 과제는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일이며 인간의 존엄성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이다.


따라서 종교적 신념을 내세워 단군상을 훼손하는 행위는 이제 마땅히 중지해야 하며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평화운동에 모두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


김재수 기자 kjs@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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