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본지 편집운영위원



국민 1인당 쌀 소비가 하루 밥2공기(256.6ｇ)정도로 갈수록 준다는 지난해 통계청 양곡소비량 통계가 신년 초 신문마다 박스기사로 보도 된 적이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93.6㎏으로 99년의 96.9㎏보다 무려 3.4%(3.3㎏)가 감소했으며, 84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쌀 소비량은 그 감소 폭이 갈수록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결국 1인당 하루 쌀밥 2공기와 나머지 한끼 이상은 밀, 육류, 과일 등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쌀 소비가 큰 폭으로 그것도 점진적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흥미거리로만 흘려 보낼 일이 아니고 시민 모두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걱정해야 할 일이다.


시민들이 신문보도를 보고 쌀 소비량이 감소해도 밀가루나 육류 같은 대체 식품이 있어 별것이 아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일이다.


쌀 소비량의 감소는 그리 단순한 얘기가 아니다.

쌀 소비량의 감소는 감소되는 것만큼 농가소득을 감소시키고 불어나는 농가부채를 부채질 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쌀은 전통적으로 우리 기호에 알맞은 주식이며 가장 중요한 영양공급원이며 아직은 쌀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는 없다. 또한 쌀은 기후 풍토와 경지조건에 가장 알맞은 작물이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작물 가운데 비교 우위가 가장 큰 품목중의 하나이다.


현재 정부에서도 수매 등을 통해 쌀값만은 계속 지지해주고 있고 금년부터는 '논 농업 직접 지불제'가 시행돼 쌀 농사 짓는 모든 농가에 20만∼25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쌀은 가장 많은 토지자원과 노동력 등을 고용하고 있고 또 농가소득측면에서도 가장 중요한 품목이기 때문에 쌀에 대한 수요가 감퇴되어 쌀의 공급과잉이 지속된다면 농가경제의 불안은 물론이고 농업기반자체가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


결국 쌀에 대한 소비 감소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농업부문의 성장과 소득유지가 어려워져 농업을 되살리려는 모든 정책적 노력들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농민들은 농민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데도 그들의 살림은 여전히 어렵고 오히려 부채만 늘어가는 셈이다.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가?

점점 어렵기 만한 농촌 문제를 농민들에게만 떠맡기고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

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국민소득이 조금 올라갔다고 해서 불과 몇십년전의 보릿고개를 잊어버리고 쌀 대신 밀가루며 육류의 소비량을 늘려 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쌀은 가장 많은 농업자원을 고용하고 있는 우리 나라 농업의 핵심으로서 쌀의 소비가 더 이상 급격히 줄지 않도록 시민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다.


국가적 위기인 IMF사태를 국민모두가 동참해서 슬기롭게 탈출했듯이 국민모두가 쌀 소비를 촉진시켜 농촌과 농민을 살리고 식량안보를 유지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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