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신공항 건설사업은 김제시 백산면 조종리와 공덕면 송산리 일대 42만7000여평에 추진하고 있다．
2005년까지 모두 1219억원이 투입돼 길이 1800m, 폭 45m 규모의 활주로 1본과 중형 항공기 3대가 동시에 계류할수 있는 계류장, 여객터미널, 주차장 등이 건립될 예정이다.
김제에 들어설 전주 신공항은 오는 2005년 개항 예정으로 처음 정부의 계획이 발표된 이후부터 계속 논란이 되어왔으며, '백지화'를 요구하는 지역민과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건교부와 전북도의 팽팽한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회 건설교통위는 지난 6일 예산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심의에서 김제공항 건설을 위한 내년도 예산 173억원을 통과시켰다.
특히, 올 연말까지 50억원의 보상이 추진되는 등 본격화되고 있으며, 전북도는 이들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사업소를 개소하는 등 건설을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주신공항 반대 투쟁위원회(이하 반대투쟁위)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예산을 삭감시키기 위해 상경투쟁을 계획하는가 하면 천막농성과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공항개발 기본계획 고시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과연 전주신공항 건설은 타당한 것인가?
현재 반대 투쟁위에서는 먼저 타당성의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고 있다. 전주 신공항 건설예정 후보지인 김제 일대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군산 공항과 불과 27㎞의 거리인데다가 군산공항은 항공수요 감소로 기존노선마저 폐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인접한 지역에 또 하나의 공항을 건설할 이유가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더구나 현재 진행 중인 새만금 간척사업이 끝나게 되면 그 곳에도 국제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다. 결국 전북지역에는 세 개의 공항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과연 한 지역에 세 개나 되는 공항이 필요 하느냐는 입장이다.
다음은 효율성의 문제이다.
내년 완공예정인 전주-군산간 도시고속화도로가 생기면 김제공항과 군산공항은 5분 정도의 시간차이가 난다. 5분을 아끼기 위해 김제공항을 이용할 리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읍, 순창, 무주, 진안 등의 지역은 김제보다 광주공항이 거리 상으로 더 가깝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07년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전철을 이용하면 서울과 전주간 이동시간은 단 1시간 30분이다. 그러나 항공기를 이용하면 접근, 대기, 탑승, 이동, 도심지 진입 등으로 2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이럴 때 '과연 누가 항공수단을 이용할 것인가', 하는 질문의 답은 너무나 분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공항건설시 직선 거리 43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벽성대학과 초등학교 2곳의 학생들에게는 소음으로 인해 교육환경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대 투쟁위는 "전주신공항 건설사업은 감사원도 잘못이라고 지적한 사업이라며, 국민 혈세을 낭비하는 일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주민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부지가 결정됐을 뿐 아니라 공항이 들어설 경우 축산업 기반 붕괴와 김제시의 50만평 산업단지 계획 차질 등이 우려된다"며 백지화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전북도는 "군산의 미군비행장만을 이용하다 보니 산업단지 내 외국 자본 투자와 첨단산업 유치와 2010년 동계올림픽 등 국제행사 개최,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어렵다"며 "21세기 환황해권시대와 통일 한국시대에 대비, 새 공항이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북도 도로교통과장은 "수도권에서 3시간거리 밖에 있는 20만명 이상 도시 가운데 공항이 없는 곳은 전주 뿐"이라며 "개항 첫 해 88만명에 이어 2010년 122만명 등 항공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놓고 양쪽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다.
▲몇 가지 의문점과 문제점
전주권 신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 최종 보고서는 교통개발연구원장 명의로 전북 도지사에게 97년 7월14일자로 제출됐다. 그런데 전북도의 홍보자료엔 '97. 12 ∼98. 7: 타당성 조사 시행'이라고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 1년 전에 보고서를 제출 받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며, 용역조사를 실시한 정확한 기간은 96년 12월부터 97년 7월까지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97년 7월에 용역보고서가 제출되어 김제지역이 공항 후보지로 지정됐다면 도지사는 건교부에 공항 건설을 건의하기 전에 김제시장이나 시의회, 김제지역 국회의원과 이 문제를 협의했어야 한다. 하지만 시장과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은 전혀 그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또한 수없이 많은 민원이 발생하자 건교부는 전북도와 김제시 및 의회를 통해 입지를 재조정하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전북도와 김제시로 발송했으나 김제에는 이 공문이 오지 않아 확인해 본 결과 전북도가 건교부 공문을 김제에 가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와 함게 건교부가 감사원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교통개발연구원에 타당성 조사를 재 의뢰한 것도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교통개발연구원은 하청용역을 대우엔지니어링에 줬는데, 교통개발연구원이 처음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도 대우엔지니어링이 하청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8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한 기본설계도 대우엔지니어링에 낙찰됐고, 지금의 말 많고 탈 많은 실시설계도 대우엔지니어링이 맡고 있다.
법에는 재척사유라는 것이 있다. 가령 징계 대상자와 연고가 있거나 징계 사유와 관련된 이는 징계심의에 관여하지 못하는 게 그것이다. 건교부는 다른 연구기관이나 연구자가 얼마든지 있는데도 왜 하필이면 감사원으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받은 연구기관에 같은 연구를 다시 맡겼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는 것은 정치논리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북도는 대통령 공약이라는 점을 내세웠고 전북 지역의 몇몇 여당 의원들도 사업의 타당성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직 예산을 따내는 데만 급급했다.
이들은 사업의 정당성이나 타당성을 입증하라고 주장한 적이 한번도 없다. 칼자루는 이런 여당 의원들이 쥐고 있으니 야당 의원들이 총공세를 펴본들 예산안이 통과되는 데는 어려울 게 없었을 것이다.
▲전망
최근 한나라당은 전주신공항 사업예산의 전액삭감을 당론화 했다.
이에 따라 반대 투쟁위는 사업예산의 전액삭감을 위해 전력 투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북도는 건교위에서도 전액 예산이 반영된 만큼 이번 예결위에서도 통과가 되리라 믿고 있다.
그러나 반대 투쟁위는 감사원과 환경부, 국방부, 건교부 등 정부기관과 경실련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도 대표적인 낭비사업과 엉터리 국가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10개 예산삭감 사업에 포함시킨 만큼 전액 예산이 삭감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 예결위에서 한나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주신공항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재수 기자 kjs@kimjenews.co.kr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행감특위, 2024 행정사무감사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