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 포기선언,추곡수매가 동결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쌀생산비 보장을 위하여 추곡수매가를 6.6% 인상하라!-



김 용 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의장(진봉면)



이제 한국 쌀농업은 포기되고 마는 것인가?

4일 국무회의를 통해 내년도 추곡수매가 동결을 결정한 정부의 쌀농업 포기선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민족의 쌀독을 책임져왔던 농민의 이름으로 김대중 정권의 쌀농업 포기선언에 맞서 강력히 투쟁할 것을 엄숙히 천명하는 바이다.



정부의 추곡수매가 동결 결정은 쌀농사를 포기하고 빚농사를 지으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정부의 이번 추곡수매가 동결 결정을 통해 정부가 농민들에게 약속했던 수많은 약속들이 모두 거짓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지난해 수준으로 쌀값을 잡겠다던 약속은 온데 간데 없으며, 대통령은 '덮어놓고 농사짓지 말라'며 묵묵히 정부의 쌀정책을 믿고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에게 심한 모멸감과 좌절감만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곡수매가 동결결정은 쌀생산비를 보장할 수 없으니 쌀농사를 포기하라는 최후 통첩인 셈이다.



더욱이 양곡유통위원회의 반농업적인 추곡수매가 4∼5% 인하 건의를 근거로 내년도 추곡수매가를 동결하는 것이 마치 최선인 양 생색을 내고 있는 것에 우리는 심한 배신감과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출 길이 없다.



누누이 주장하고 강조하였듯이 쌀생산비 보장을 통한 소득보장은 농민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함이 절대 아니다. 쌀은 우리 민족을 지켜온 생명줄이며 국가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쌀값인하를 전제로한 직접지불제 단가 인상으로는 추곡수매가 동결을 정당화 할 수 없다. 정부는 논농업직접지불제를 통해 농가소득 감소를 보전하겠다고 하나, 직접지불제의 도입 목적 자체가 쌀값 인하를 전제로 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직접지불제의 도입은 정부가 말하고 있듯이 농업이 가지는 환경보전, 홍수방지 등 19조원에 달
하는 공익적 기능 등에 대한 보상인 것이다.



이미 산지쌀값이 작년에 비해 2만원 정도 하락했고, 정부의 의도에 의해서 산지쌀값이 더 떨어질 것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한 40∼50만원의 직접지불제로는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의 소득을 보상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정부의 이러한 대책은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감소와 쌀생산기반의 붕괴로 이어져 농업의 포기로 귀결될 것이다.



2004년 쌀시장 완전개방을 염두에 둔 양곡정책을 즉각 전면 철회하라!

정부는 내년도 추곡수매가 동결결정에 대한 배경의 자료를 통해 '양정전환의 신호탄'과 '새로운 농업·농촌정책'을 운운하며 국제 가격경쟁력 논리를 우리 쌀에 끼워 맞추며 우리 쌀시장 완전개방을 선포하고 말았다.



설사 장기적인 관점에서 쌀시장 개방이 확대된다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5.8배∼9.1배에 달하는 외국쌀과의 가격경쟁력을 쌀값 인하로 어떻게 가져가겠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는 천박한 비교우위와 가격경쟁력을 운운하며 농민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단위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는 '덮어놓고' 국제 가격경쟁력 운운하며 쌀시장 완전개방을 주장하는 양곡정책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



우리는 농민값인 쌀생산비 보장과 추곡수매가 6.6% 인상을 위해 결연히 투쟁할 것이다.



더 이상 우리 농민과 농업은 물러설 곳이 없다. 정부는 반농업적인 추곡수매가 동결 결정과 쌀농사 포기선언을 즉각 철회하고 최소생산비가 보장되는 추곡수매가를 6.6% 인상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죽어가는 쌀농사를 부여잡고 민족의 쌀독을 지키려는 우리 450만 농민들의 결연한 투쟁이 어떠한지 분명히 목도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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