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고 끝에 옥동자랬던가.. 서울 소공동 겨울하늘에 울려 퍼지는 '고향의 봄' 합창노래가 얼어붙은 고향 김제의 지역경제에 해빙의 따뜻한 입김서림으로 작용할 것인가 하고 을지로지하도를 빠져나오는 본 기자의 어깨에 가벼운 짐이 주어졌다.


김제발전협의회(이하 김발협)는 지난 10월, 몇몇의 고향사람들 서울지역 모임들안에 흔하게 자리잡을 그렇고 그런 모임이려니 하는 기우에서 창립되는 듯 싶었다.


또한 그것은 서원석 성원제강회장이 당시 지적하던 향우회계열 모임의 난립에 대한 따끔한 충고이기도 했었다.


그로부터 2개월여가 흐른 지난 20일 저녁, 김발협의 송년모임이 소공동 프레지던트 호텔 18층 산호실에 열리면서 창립대회와는 다른 일면을 보고 기자는 예전의 기우를 불식시킬 수밖에 없었다.


먼저 김발협 구성원을 흔한 '회원'이 아닌 목적성과 책임감이 느껴지는 '위원'으로 분명히 규정한 것부터가 그랬고, 연말연시의 개인 일정상 위원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정·재계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61명의 김발협 구성원을 지켜보면서 흔하지 않을 어떤 '감'이 느껴졌다.


다음으로 초대회장인 장성원 의원의 위원들에 대한 친절한 문전접대에서 '따뜻함'이 발견되었으며, 지난번 따끔한 충고에도 불구하고 거금의 고향쌀을 사주어 종로지역 불우노인들에게 나누어준 서원석 회장의 뒤늦은 참석에 전체가 기립으로서 환대하는 모습을 보며 고향인에 대한 '동질성'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가벼운 담소와 식사가 끝난 뒤, 장성원 의원은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과 새만금 개발이 김제에 주는 시너지효과도 크겠지만 올해 김제사람의 가장 큰 위안은 전국에 나가있는 출향인사들의 '김제쌀 사주기'운동이 아니었던가 확신한다"고 자부했고, 이어 백영훈 KDI원장은 "이곳은 친목모임이 아닌 고향에 무엇인가를 남기기 위해서 모였고 또한 김제를 지켜나가기 위한 실행계획을 준비하는 곳'이라고 김발협의 정체성에 분명한 못을 박았다.


이제 김발협이 '고향사랑'의 사업을 위해서 조직을 단단히 꾸리는데서 고향인 김제지역 역시 희망을 꿈꿀 것이다. 다소의 희생은 따르겠지만 전체적인 지역 SOC여건이 차츰 좋아지고 국가경제도 경기저점을 지나 회복기에 접어 든 것 같은 요즘 상황에서, 김발협이 모체가 되어 7만명이란 재경 출향인들의 '고향사랑'에 어떤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길 진정 바랄 뿐이다.


오병환 서울주재기자 seoul@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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