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친지에게 부탁, 하루에 3~4곳 학원에 보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관내 모든 초등학교가 일제히 방학에 들어감에 따라 자녀들을 돌봐야 하는 '보육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최근 성아무개씨(35ㆍ신풍동)는 마음이 심란하다.

김제시내 모초등학교 1학년인 딸이 방학하면서 아이를 맡길 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방학 첫 날은 딸을 데리고 회사에 출근했다.

그러나 외근업무가 잦은 터라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결국 동생에게 어렵게 부탁해 잠깐동안 집에 와서 애들을 돌봐주도록 했다.


일부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를 친지에게 부탁하는가 하면 하루에 3∼4곳의 학원에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도 학교에 보낼 때만큼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마저도 안되는 맞벌이 부부들은 어쩔 수 없이 집 열쇠를 아이들에게 맡긴 채 가슴을 졸이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을 둔 맞벌이 주부 강아무개씨(35ㆍ백산면)는 지난 여름방학동안 친정인 울산에 아이들을 보냈다. 이번 겨울방학 때도 다시 보낼까 생각해보지만 친정집 식구들에게 미안해서 고민하고 있다.


부모가 맞벌이하는 시내 모초등학교 4학년인 김모군(11ㆍ교동)은 방학 때면 부모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미술, 피아노, 영어학원과 태권도장 등을 순례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1남1녀를 둔 맞벌이 주부 박아무개씨(37ㆍ요촌동)도 요즘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아이들이 방학에 들어갔지만 형편상 학원을 여러 곳에 보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봐줄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방학 때도 회사에서 집으로 하루 4∼5차례씩 전화하면서 자녀들을 챙겼다. 이번 겨울방학 때는 뭔가 다른 묘안이 없을까 며칠 전부터 궁리해봤지만 별 뾰족한 수단이 없다.


김재수 기자 kjs@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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