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가까이 견훤은 제 분신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 동안 견훤이라는 배역을 통해 인물에 대해 그 속까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했는데, 2백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돼 아쉬움이 남습니다"



KBS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견훤'역을 맡은 서인석(54) 씨는 드라마 속에서 강렬한 눈빛과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견훤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 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궁예'가 죽은 후 한때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졌으나 서씨의 불꽃같은 연기로 인해 시청률 상승은 물론 왕건보다 견훤이 더욱 돋보였다는 시청자의 평을 받기도 했다.


"견훤은 불같은 다혈질이면서도 때론 백성들을 위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여린 면도 있는 인물입니다. 만약 그가 가정을 잘 다스렸다면 역사는 새로 쓰여졌을 겁니다."


서씨는 승자만 역사 속에 기억되는 인물로 남게되지만 견훤이야말로 우리 역사속에서 보기 드문 영웅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서씨는 '태조 왕건'을 위해 다른 드라마 출연을 모두 고사한 채 전념했다.

드라마 촬영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일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지난해 경기도 남한산성에서 전쟁 장면을 찍다가 오른쪽 목에 불화살이 스치고 지나간 것.


이 때문에 병원에서 피부 이식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하지만 견훤이란 인물이 주는 매력 때문에 고통보다는 즐거움만이 기억난다고 한다.


서씨는 "제가 그 동안 연기생활을 하면서 견훤 같은 개성 넘치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행복한 일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왕건이 하나도 안 부럽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견훤역의 서씨는 마지막분인 200회(다음달 24일)에서 아들을 물리치고 승리하지만, 이내 울화병으로 도진 등창 때문에 "완산주(전주) 가 그립구나, 완산주.."라는 유언만을 남긴 채 세상을 뜨게되면서 견훤역의 끝을 맺게된다.


김재수 기자 kjs@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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