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이상용 기자] 한상철 시장과 안정신 시의장이 명절때마다 관행적으로 관내 기관·단체장들에게 돌리던 설 선물을 이번 설에는 과감하게 생략했다.

원주시공무원직장협의회(회장:권승복)가 설을 맞아 추진했던 ‘공직자 자정운동’ 취지를 듣고 공직자 대표와 시민의 대표 자격으로 솔선수범한다는 차원에서 흔쾌히 원주직협 요구에 응한 것이다.

기관·단체장들이 설이나 추석에 선물을 돌리기 시작한게 언제부터인지 모를 정도로 상당히 오랫동안 계속돼온 관행이란 점에 비춰보면 획기적인 일이다.

지난 6일 오전10시 권회장등 원주직협 간부들이 시장실을 방문, 설 선물과 관련된 얘기를 꺼내자 한시장은 모업체에 주문했던 선물 170개를 직원을 시켜 전량 취소시켰다. 170개에 해당하는 선물값만도 400여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시장은 선물값을 격무부서 직원들을 위로하고 어렵게 사는 시민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당시 배석했던 원주직협 한 간부에 의하면 한시장은 원주직협의 자정운동을 높게 치하한뒤 “좀더 일찍 원주직협과 같은 조직이 생겨나지 않은걸 너무 아쉽게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다.

2년전 도내 최초로 계도지를 끊으며 큰 어려움에 처했었다는 얘기도 꺼내며 “만일 그당시 직장협의회와 같은 조직이 있었더라면 도내 전체 시군에서 계도지를 끊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고 자신의 어려움도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원주직협 간부는 밝혔다.

한시장이 선물을 취소하자 직원들도 쾌재를 불렀다. 선물 170개를 직원들이 모두 돌려야 할 처지에서 해방된 것이다. 한 직원은 “명절때마다 기관·단체장에게 선물을 갖다줘야 했는데 집을 비우기가 일쑤여서 한 집당 두세번씩 찾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안의장도 예년 같았으면 동료의원들이나 기관·단체장들에게 돌렸을 선물을 이번 만큼은 하지 않았다. 부의장, 운영위원장, 내무위원장등도 동료의원들에게 명절선물을 돌렸지만 원주직협 요구에 따라 모두 생략했다. 8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7일과 8일을 기해 시의원 전체가 참여한 가운데 원주경찰서 기동대와 사회복지시설 8곳을 방문하고 시설별로 30만원씩 위문금을 전달하는 뜻있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원주직협 이동진 사무국장은“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뒀다”며 “다음 명절부터는 자정운동을 벌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선물을 안주고 안받는 풍토가 조성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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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연> 원주투데이신문사 http://www.wonjutoday.co.kr
2002-02-14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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