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고가 농협으로 선정되면서 순풍을 탓던 하나로마트의 김제쇼핑센터 입점문제가 농협 직원과 이사진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김제쇼핑센터는 상설시장 현대화라는 명목아래 김제시가 야심작으로 건축했으나, 경기침체와 함께 임점상인이 적자에 허덕이고 빈점포가 늘어나면서 시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시는 김제쇼핑의 활성화를 위해 교통여건 개선안을 제시하고 월 3천만원을 지출하면서 운영관리팀까지 운영했지만 침체를 막을 수는 없었다.

ㅂ마트냐, 하나로냐

결국 시는 공점포율을 줄이고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유치를 계획했고, 광주 연고의 ㅂ마트와 하나로마트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다.

ㅂ마트측이 입점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시는 '외지업체를 끌어들여 지역자금 유출에 앞장선다'는 비난이 나올까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반면 하나로마트는 농협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거부감이 적지만, 김제농협측은 선거를 앞둔데다 장래가 불투명한 입점을 놓고 굳이 모험할 이유가 없었다.

하나로마트에 대한 김제시의 미련은 시금고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고, 농협중앙회는 황금알을 낳는 시금고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

고민하는 김제농협

우여곡절 끝에 시금고가 농협으로 결정되고 농협은 김제쇼핑 활성화를 위해 30억원 무이자 지원과 하나로마트 입점을 돕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문제는 김제농협이었다. 농협중앙회야 시금고를 놓칠 수 없어 웬만한 요구는 수용해야 하지만 단위농협인 김제농협의 입장은 달랐다.

30억을 김제농협에 무이자로 지원한다 하더라도 언제 회수할지 의문이며, 장사가 되지 않는다면 적자는 고스란히 김제농협이 떠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용역결과는 '승산있다'

시가 의뢰한 용역 결과에 의하면 김제쇼핑센터에 하나로마트가 입점할 경우 1일 예상 매출액은 4600만원이며, 손익분기점은 3700만원이라는 것이다.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김제농협 실무자는 "용역 결과에서 나타났듯 충분히 승산이 있으며, 인근 정읍의 경우도 하나로마트가 일일 7200만원의 판매고로 연간 7억여원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으므로, 입지여건만 개선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사회와 대의원총회의 승인을 얻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하나로마트가 이전할 경우,현재 김제농협을 이용하는 고객편의를 위해 건물전체를 재구성해 주차공간과 휴게공간을 설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도로확장 주차장확보 요구

하나로마트 입점을 전제로 김제농협이 시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주로 교통해소책이다.

고려한의원쪽에서 구 십자약국간의 도로폭을 20m로 확장하고, 백산기름집 부근 코너부분의 매입, 김제수산물센터 뒷편에 지상주차장설치, 구 박약국사거리 신호등 설치, 김제쇼핑센터앞 개구리주차 허용 등이다.

시는 이같은 요구에 대해 지난 23일 부시장실에서 관계부서 협의회를 갖고 긍정적인 검토에 들어갔고, 일부 요구안은 이미 진행중인 상태다.

하나로 사용공간 1천여평?

하나로마트 입점의 경우 1층 전체에 600여평의 매장을 설치하고 지하 1층에는 200여평의 여성문화공간을 확보해 주부들의 여가선용과 여성단체 활성화에 기여, 주부들의 출입을 늘릴 방침이다.

또 창고와 80여평의 사무실 등 하나로마트의 사용공간만 1천여평에 달해 입점이 성사되면 빈점포문제는 해결될 듯하다.

시는 현재 1층 점포를 2층으로 올리고 하나로마트 취급품목과 중복점포는 폐점을 유도할 계획이다.

기존상인 협상 난제

하나로마트의 입점이 검토되는 1층에는 현재 분양을 받은 점포 4개를 비롯해 20여개의 점포가 영업중이다.

하나로마트가 입점한다면 이들은 모두가 2층으로 옮기거나 영업을 포기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마찰이다. 시의 입장은 임대료나 분양금 반환외에는 별다른 이주비나 보상금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상인들이 이를 수긍할지는 의문이다.

그렇게되면 협상은 길어지고 하나로마트가 언제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만일 상인들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시는 하나로마트 입점계획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3700매출 쉬울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하루 평균매출 3700만원이 손익분기점이며, 4600만원을 예상한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시내의 잘나간다는 대형마트가 1일 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는 전언이며, 현재의 중앙초교 사거리 하나로마트도 1천만원미만인 것으로 알려진다.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고 경기도 어려워지는데 과연 하나로마트가 김제쇼핑센터에 입점해 손해, 혹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반면 지역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애향심이 작용하고, 지자체와 농협이 한뜻으로 뭉친다면 어려울 것도 없다는 긍정론도 있다.

질과 가격으로 승부해야

모든 일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면 될 일도 안된다는 것이 입점을 추진하는 시와 농협 관계자의 우려다.

김제쇼핑센터 입점상인들도 지금까지의 고생과 투자가 헛되지 않도록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정이나 희망이 없다면 잘된일이라고 훌훌 털어야 하고, 희망이 있다면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친절을 바탕으로 질과 가격으로 승부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하나로마트의 입점문제가 김제쇼핑센터 활성화를 위한 최후의 카드다.

질과 가격으로 승부해서 전주 하나로나 E-마트로 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되돌리게 할 수 있다면 정읍 하나로마트의 성공도 좋은 타산지석의 교훈이 될 것이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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