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농지조성과 개간사업이라는 미명아래 허가사항과 벗어나 토사가 반출되고 민원이 제기돼도 뒷전이던 행정이 본지가 취재를 시작하자 부랴부랴 원상복구명령, 사업자고발 등의 대책을 강구하는 후진행정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의 장소는 금구면 선암리 일대로 산 213-1번지는 지난달 7일 건설과가 산림축산과와 협의해 개간허가를, 154-2번지는 지난해 산업과에서 농지타용도일시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나 두곳은 지번만 다를 뿐 접해있는 토지로 각각 따로 허가를 냈고 허가부서는 같은 산업개발국(국장 복환근) 소속이면서도 서로 과가 다르다는 이유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

금구면 구성산 자락인 현장에서 토사가 반출되자 인근 주민들은 "김제시 전체의 영산인 구성산을 훼손하고 안전대책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작업하는 현장에 대해 산사태 우려와 함께 토사유출로 인한 하천기능 불량, 주민의 식수인 대형관정 오염, 도로훼손" 등의 이유를 들어 시장면담을 요청했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처럼 민원이 제기됐는데도 불구하고 현장의 작업은 보란 듯이 계속됐고, 관리감독을 해야할 부서는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본사에 민원이 접수되고 현장을 방문한 결과 15t덤프트럭이 끊임없이 흙을 실어나르고 있었고, 수직에 가까운 토지 절개면은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이같은 사실에 개간허가부서인 건설과와 농지타용도일시사용허가부서인 산업과를 찾았으나, 건설과 담당은 "우리 허가구역은 이상이 없으니 불법훼손은 농림축산과 소관이다"고 떠넘겼고, 산업과도 "허가구역을 침범하지 않은 상태다"는 것이다.

규정에 의하면 개간허가는 토사를 반출할 수 없고, 농지타용도일시사용허가는 허용량에 대해 반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건설과와 산업과의 주장대로라면 토사는 반출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뒤늦게야 항공사진을 대조하고 측량을 확인해 본 결과 양쪽 허가지역 모두와 허가 외 지역의 산림이 무단으로 훼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산림축산과에서는 사업자에게 원상복구를 명령하고 사법기관에 고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금구면의 한 주민은 "구성산을 훼손하고 주민에게 피해우려가 있는 사업을 허가할때는 부서간에 머리를 맞대고 산림훼손허가도 생략한 채 허가를 내주더니, 문제가 생기자 소관사항을 떠넘기려하고 주민의 민원을 무시한다면 누구를 위한 공무원이냐"고 분개하면서 각성을 촉구했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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