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성수신기로 알려진 셋톱박스와 DVD플레이어를 생산하면서 공장라인이 쉴 사이 없이 돌아가자, 과감하게 공장증축을 결정한 (주)이너테크의 강희도 사장(사진·45세)을 만나보았다.
"디지털기기는 제품사이클의 주기가 짧습니다. 그런 만큼 최첨단 기기 분야의 사업에서는 지속적인 모델링개발과 고객니드에 맞는 제품생산에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위성방송이 주축이 될 차세대 방송에서는 셋톱박스의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생각되어 디지털 미디어기기 사업에 뛰어든 것입니다"
유럽수출형 셋톱박스와 DVD플레이어만으로 창업후 1년만에 연매출 74억을 달성한 (주)이너테크의 잠재력은 아직 빙산의 일각이다. 전체매출의 10%는 내수용이지만 완제품수출로 이어지는 90%의 실적은 일본과 유럽현지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의 수출물량인 이유에서 매출의 증액이 상대적으로 탄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은 강희도 사장이 반도체업계와 디지털기기 완제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서 광전자 계열사에서 인정받았던 베테랑급 전문경영인에서 출발한다.
"이제 화상인터넷 셋톱박스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물론 좀더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대덕의 연구소에서 개발되고 있지만 현재의 승부처에서는 이 제품만으로도 확고하게 자리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굴뚝 없는 산업인 디지털업계는 좁은 공간에서도 확실한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온다. 생산은 자동화라인이 하지만 수동삽입이나 자동삽입 어느 경우에라도 조립과 검색은 사람이 해야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런 능동적인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있다고 한다.
"기업은 이익이 우선합니다. 하지만 김제에는 전문인력이 없어 외지에서 기술자를 불러오고 핵심부품 또한 대도시에서 택배로 받다보니 인건비 및 물류비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최소한 시 주관으로 근로자아파트를 증축하여 사원들의 주거비용이라도 절감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쌀 농업이 주생활이었던 도시환경에서 공업도시로의 변신은 쉽지 않겠다고 하겠지만, 무공해산업인 반도체업계가 활성화되려면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업지원여건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이어 '분배의 삼자 형평성'을 논한다. "동전의 양면 같은 기업의식 사이에서 기업이윤은 고객만족과 투자자만족, 그리고 사원만족으로 돌려져야 합니다. 이 3대요인 이야말로 기업을 유지케하는 원동력이고 그중 사원만족이 기업의 비전을 존재케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윤분배의 적절함이야말로 저의 경영관으로서의 철학입니다"
그는 삼성 같은 모기업의 보너스가 1000%이라면 하청을 맡은 협력업체의 보너스도 그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렇지 못한 현실을 비판하고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소득의 분배가 실현될 수 있도록 꿈꾸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종업원수 120명을 올해 안에 달성하려는 이너테크는 작지만 알찬 중소기업이다. 좁은 순동의 진입도로 사이에서 공장확장의 망치소리가 공허히 들리지 않듯, 강희도 사장의 다부짐같이 조립건물 내부의 공장 안에서는 '디지털 김제'의 숨가쁜 호흡소리가 들릴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오병환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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