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 중·하류지역의 매장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문화재 관리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만경강 유역은 국토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으로 최근 만경강 생태공원조성을 비롯해 강 주변지역인 공덕면과 백구면, 청하면을 중심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곳 만경강 유역에 매장돼 있는 문화재들이 훼손될 위기에 놓여 있다.

최근들어 강 주변지역에 도로 등 대규모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부분적으로 문화재조사 활동이 있었지만 강 유역 전체의 문화양상을 밝힐 수 있는 체계적 조사는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그 동안 만경강 유역의 매장문화재 지표조사에 참여했던 전주대 역사문화연구소 이상균교수는 만경강 유역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청하면 만경대교 인근과 동지산리 척산지역을 꼽았다.

현재 강 하류 청하면 동지산리 만경대교 주변은 청동기시대 유물을 비롯, 척산토성과 삼국시대 주거지·고려시대 고분·일제시대 창고지·나룻터 등이 분포돼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강주변에 현존하고 있는 역사시대의 유적 및 문화재로는 조선시대 중기이후에 건립된 사찰과 누각 및 정자·서원·사우(祠宇)·정려(旌閭)·금석문(金石文)등이 있다.

이중 사찰은 청하면의 청운사와 덕성사, 백구면의 석담사 등이 대표적이며 정자로는 김제 공덕면의 영사정(永思亭)이 유명하다. 또 김제 공덕면에 있는 저산서원(楮山書院)은 강을 내려다보며 학문을 강론하던 선비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원래 만경강 제방 바로 옆에 위치한 김제 공덕면 저산리 서원(書院)마을에 있었으나 대원군 때 내려진 서원철폐령에 의해 철폐된 후 그 위치를 옮겨 공덕면 회룡리에 재건됐다.

이처럼 만경강 주변에는 조상들의 숨결이 배어있는 유적과 문화재가 곳곳에 분포돼 있으나 이에 대한 관리소홀로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훼손상태가 심각하다는게 지표조사에 참가했던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만경강 유역이 구석기시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상들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구한 생활터전인 만큼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시급히 요구된다.

김재수  kjs@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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