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집행부가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한 3회 추경예산안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표밭가꾸기 예산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시는 지난 26일 올해 제3회 추경예산(안)으로 2회 추경보다 485억원 증가한 1조 868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추경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의 생활안정과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생 지원예산이 우선적으로 편성됐다"고 밝혔다.

  시가 강조한 주요 현안사업을 보면,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194억원 ▲한시생활지원 11억원 ▲코로나19 생활지원비 6억원 ▲청년 및 신혼부부 임대보증금 지원사업 6억원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12억5천만원 ▲소상공인육성지원기금 전출금 50억원 ▲김제사랑상품권 발행지원 6억5천만원 ▲희망일자리사업 4억6천만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상생기업) 3억2천만원 ▲노인사회활동지원 사업추진(민간기관) 3억5천만원 등이다.

  스스로 밝힌 주요 사업만 보아도 대부분 지원예산이다. 돈보따리를 풀어 시민들에게 나눠주니 우선은 좋겠지만, 시민세금으로 공무원 월급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었던 우리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김제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들은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시의원 재량사업비 성격인 주민숙원사업비는 지난해 집행액 21억원보다도 3배가 많은 61억3천만원을 편성했고, 시장 재량사업비 성격인 지역활성화사업비도 지난해 집행액 51억9천만원의 2배가 넘는 110억원을 계상했다.

  노인들에 대한 표심공략으로 보이는 예산도 기존예산보다 대폭 증가했다.

  경로당 및 한울타리 행복의집 31개소 개보수에 1억1천만원, 24개소에는 에어콘·TV·냉장고 등을 사주기 위해 4천만원을 추가하면서 지난해 집행액보다 증가한 12억7700만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112억9100만원을 집행했지만 실효성에 문제가 일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도 올해 165억원으로 대폭 늘리더니 그것도 모자라 이번 추경에 또 3억5456만원을 추가하고 있다.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서 지난 2회 추경 심사에서 삭감됐던 금산면종합체육관 건립 추가비용 5억원과 원평터미널 부지매입비 16억원도 불과 27일만에 시의회와 힘겨루기 하듯 이번 추경에 그대로 다시 편성해 시의회의 심사결과가 주목된다.

  이러한 꼼수를 덮고자 함인지, 시와 시의회의 홍보예산도 추가로 1억2500만원을 편성한 상태다.

  이번 3회 추경의 재원으로 정부의 지방교부세와 보조금이 갑자기 400억 가량 대폭 지원되면서 시는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써야할지 허둥대는 모양세다.

  그러다보니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시장과 시의원은 재량사업비 성격의 관련예산을 대폭 늘렸고, 이번 추경으로 시행되는 건설과 소관 도로포장 및 배수로 정비는 240여건에 이르고 있으며, 농업정책과에서도 18억원을 추가해 건설과와 별개로 24곳에 대한 농로 포장 및 배수로 정비를 계획하고 있다. 서로 다른 부서간에 같은 사업명의 유사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평소 김제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대형프로젝트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우선순위를 정해뒀다가, 이번처럼 갑자기 정부에서 많은 예산이 내려올 때 하나씩 시행한다면 김제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지만, 이처럼 선심성 사업에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흥청망청 집행한다면 김제는 소멸도시를 피하기 어려워 진다.

  이번 추경에 대해 박준배 시장은 "코로나19라는 긴 터널과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추경예산 확정 이후 속도감 있는 집행을 통해 지역경제 부양과 주민 불편 해소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3회 추경예산안은 오는 2일부터 개회되는 시의회 252회 임시회 심의를 통해 오는 10일 확정될 예정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