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순환되고 있는 자금의 역외유출을 억제함과 동시에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촉매제로서 시민 1인당 100만원이라는 역대급 일상회복지원금이 지급됐고, 이와 동시에 시는 부정유통 등을 우려해 일상회복지원금 사용제한업종을 특정했다.
  이 돈에 눈이 먼 농협은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해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은 물론 조합원자격 차용까지 권유하며, 일상회복지원금 사용제한업종의 제품구매를 유도했지만 이내 곧 본지에 발각된 후 시민들에게 알려졌다.<9월10일 본지 홈페이지에 게재된 농협관련 르포기사 참고>
  이후 잘못으로 지적된 사항 중 일부분이 시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회복지원금 사용제한업종으로 특정한 사업장의 상품을 농협하나로마트를 통해서는 여전히 구입 가능해 논란이다. 
  시는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농협의 꼼수 판매행위를 그저 '정당한 행위'라며 방관하고만 있다.

  편안하고 즐거워야 할 지난 추석연휴 기간 중 잔잔한 호수같던 시민사회에 농협의 만행을 고발하는 커다란 돌맹이가 던져졌다.

  첫 물결은 강렬했고, 요동치는 물결 만큼이나 시민사회와 소상공인들의 분노 또한 성난 파도와 같았다. 부랴부랴 시 담당부서와 농협에서는 해결방안이랍시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 마저도 미봉책에 불과해 보다 적극적인 개선방안이 요구된다.

  사건의 발단은 "시가 일상회복지원금 제한업종으로 지정된 곳의 제품을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시작됐다.

  기자는 곧바로 취재에 돌입했고, 그 결과 제보자의 증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들이 속속히 드러났다. 

  평소 시민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특히 지역의 농민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등 신뢰성은 물론 지역성 또한 매우 짙은 단체로 알려진 농협이 일상회복지원금 판매제한 업종의 물건을 결재대행 해주는 것도 모자라 일부 농협에서는 타지역의 사업장으로 안내하는 등 지역자금 역외유출의 선봉에 서있었던 것이 확인돼 충격을 안겨줬다.

  사건의 당사자는 우리시에 기반을 둔 지역농협들로 ▲공덕농협 ▲광활농협 ▲금만농협(만경·성덕·청하) ▲금산농협 ▲김제농협(시내권 및 부량·죽산) ▲동김제농협(금구·봉남·황산) ▲백구농협 ▲백산농협 ▲용지농협 ▲진봉농협 등 우리시 각 읍면동에 지점을 두고 뻔뻔하게도 '지역을 위한다'며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농협의 파렴치한 모습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당초 농협은 '조합원 및 임직원' 대상으로 일상회복지원금 사용 제한업종의 물건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조합원의 이름을 차용해 구매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 사실상 누구나 구입 가능하게 했다.

  가증스러운 농협의 소름돋는 모습은 선불형 카드로 지급되고 있는 일상회복지원금의 50% 물량을 농협에서 제작된 카드에 담아 지금 이 순간에도 시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지 보도 이후 농협은 운영협의회를 열고 조합원 자격검증과 더불어 타지역으로의 연계를 중지했지만 여전히 일상회복지원금 사용제한업종 중 한 곳인 우리시에 있는 S전자로 안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S전자는 시가 일상회복지원금을 나눠주기 전 사용제한 업종으로 엄격하게 분류한 사업장이다.

  하지만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결재하면 구입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는 계약관계에 따른 정당한 거래라는 이유로 합죽이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시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일상회복지원금이 지급되기 전 시는 부정유통과 꼼수 유통 등에 대해 강력한 단속과 더불어 행정력을 가하겠다는 불타는 의지를 보였다.

  같은 맥락으로 시의회에서도 이른바 '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때 마다 시 담당부서는 전장에 나서기 전 결의에 찬 장수의 눈빛으로 번번히 시의원들의 염려와 우려를 종식시켰지만 스스로 '자가당착'이라는 벽에 직면하면서 한 순간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시는 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자 농협을 대상으로 형식적인 '행정지도'만 실시했을 뿐 이후 강제력이 동원된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부동자세를 유지할 모양새다.

  사업추진 초기 선심행정 논란과 미래지향적인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기회비용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 시민 100만원 지급'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했던 시가 당초 일상회복지원금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놓고 꼼수를 부리고 있는 농협 앞에 꼬리를 말았다는 조롱 섞인 여론을 언제까지 감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더불어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어찌보면 일상회복지원금의 제1순위 혜택이 소상공인을 위한 것인데도 이 같은 상황에서 침묵을 지키는 모습이 이해가 안된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면서 이들은 "뜻 있는 시민들끼리 삼삼오오 농협하나로마트 불매운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제는 소상공인들이 답을 내려줘야 할 때이다"고 꼬집었다.

  사용제한업종에 이름이 올려져 있는 사업장의 제품을 대놓고 판매하는 농협, 그런 농협을 보고도 제재할 방법을 못 찾고 있는 김제시의 무능함, 농협의 횡포와 시의 무능함에 공감하면서도 아직까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소상공인, 이들의 행위가 서로 상호보완하면서 '꼼수 판매의 선례'를 남기는 시너지효과까지 발휘될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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