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의회 전경. 지금 시의회는 시의장 선거 관련해 '주류'와 '비주류'로 패가 나뉘어 총성없는 전쟁중이다.

  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시의회의 제9대 하반기 시의장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반기에 이어 하반기 의장단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을 놓고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조롱 섞인 핀잔이 꼬리를 물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끼리 서로 한자리씩 차지하려 과반수로 구성된 속칭 '주류'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비주류'로 나뉘어 서로간의 밀어를 주고 받으며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주류'로 분류되고 있는 인물들은 전원 민주당 소속으로서 시의장 후보 서백현의원, 부의장 후보 이정자의원을 필두로 주상현·오승경·문순자·전수관의원이며, 여기에 현 김영자 시의장이 "'주류'쪽에 힘을 싣고있다"는 시의회 핵심관계자의 증언이 쏟아지면서 이들의 동맹관계가 유지되는 한 별다른 이변 없이 싱겁게 선거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주류'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무소속 김주택의원을 제외하면 '비주류' 구성원도 절대다수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이번 선거에 이병철의원이 시의장에 출마할 것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한편, 부의장 후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재선의원인 김승일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류'쪽 진영에서 시의장 후보로 유력한 서백현의원은그간 의정활동에 소홀히 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서백현의원은 9대 시의회에 들어서 의원발의 2건, 시정질문 1건 등 김영자의장을 제외한 12명의 의원중에서 지난 2년간의 성적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정자의원은 지난번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제기됐던 선거법위반 혐의가 법원으로부터 유죄로 인정받으면서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여기에 이번 하반기 시의회 각종 상임위원회에 비례대표의원들이 배치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상임위원장 등 의장단 구성원들이 취약해 질 수 있는 약점이 노출됐다. 이와 관련해 우리시 비례대표의원의 지난 2년간 활동내역을 돌아보면 문순자의원은 의원발의 3건과 5분발언 2건이 전부이며, 전수관의원의 경우 의원발의 3건과 5분발언 4건 뿐이다.

  '비주류' 또한 만만치 않다. '비주류'에서는 이병철의원이 선발투수로 등판 예고된 상황이며, 김승일의원이 부의장에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당사자는 부의장 출마설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여기에 좀처럼 속내를 내비치고 있지 않은 황배연의원과 양운엽의원의 행보 또한 관심사이다.

  유진우의원이 제명된 후 시의회 내에서 중진역할을 해줘야 할 이병철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또한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이병철의원의 경우 9대 시의회 개원 이후 의원발의 2건, 시정질문 1건, 5분발언 4건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평이며, 7대 시의회부터 지금까지 이따금씩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음에도 매끄럽지 못 한 마무리 또한 이 의원이 극복해야 할 난제이다.

  그나마 김승일의원이 의원발의 13건, 시정질문 1건, 5분발언 8건을 기록하면서 수치상으로는 의원들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각종 이슈 관련해 비장하게 빼어든 칼을 써보지도 못 하고 칼집에 다시 집어넣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뒤가 무르다'는 평이라 부의장에 도전을 한다 해도 언제 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릴지 보는이로 하여금 기대감을 얻지도 못하고 있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 중립을 지켜야 할 김영자 시의장의 '일방적 힘실어주기 간섭'과 민주당 내부적으로 '시의회 의장단 구성은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만 채우도록'하는 나름의 지령(?)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주류'측은 상임위원장 내정을 위해 사전에 김영자 의장과의 모의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내심 운영위원장 자리에 군침을 흘리던 민주당 소속 김승일의원이 김영자의장과 '주류'측의 전수관의원 운영위원장 내정으로 인해 팽당했다"는 복수의 시의원으로부터 나온 전언이다.

  '주류'측에서도 비례대표 전원을 상임위원장으로 구성하기에는 내심 불편한 기색이 엿보이지만 그렇다고 민주당 소속이 아닌 김주택의원이 의장단 구성원으로 선출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민주당 내에서 이에 도움을 준 의원은 해당행위로 불이익을 받을 공산이 농후하기에 누구하나 쉽게 나서질 못 하고 있다.

  이번 9대 시의회 의장단 선거가 이런식으로 흘러가다 보니 그간 시의회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던 시민들 조차도 앞선 선거처럼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하기 보다는 시의회에서 일어나는 전반적인 일에 대해 하나 둘 무관심 쪽으로 돌아서고 있어 흥행면에서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악의 시의회'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9대 시의회가 이번 선거를 통해 환골탈태해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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