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 올해 제2회 추경예산이 당초 1조1738억7900만원보다 478억5800만원 증가한 1조2217억3800만원으로 확정됐으나,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연구용역비와 각종 선심성 캠페인 및 시급을 다투지도 않은 예산이 다수 포함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최승선·이하 예결위) 활동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시로부터 제2회 추경예산안을 전달받은 예결위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동안 심사를 거쳐 집행부가 제출한 원안대로 전액 확정지었다.

  본격적인 심사에 앞서 이번 추경은 우리시 자체예산보다는 국비·도비사업들로 대부분 채워져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끝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집행부에서는 국·도비사업 사이사이 추경예산의 취지에 맞지 않은 불필요한 예산을 은근슬쩍 끼워넣었고, 예결위에서는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 한 채 집행부의 요구대로 곶간의 문을 열어줬다.

  시가 제출한 이번 제2회 추경예산에는 △조직진단 연구용역(5500만원) △어르신 섬김도시 캠페인(600만원) △맨발걷기사업(시비 2억5천) △친환경 화장실 설치(800만원) △동물 백신접종 관련 스트레스 완화제(1천만원) 등 이 외에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사업들이 다수 포진돼 있었다.

  '조직진단 연구용역'의 경우 거의 매년 진행되는 사업으로 집행부는 그 실효성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 하고 있으며, 평소 시의원 역시도 매번 수천만원씩 들여 진행되는 이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면을 지적하곤 했다.

  '어르신 섬김도시 캠페인'과 '맨발걷기 관련사업'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사업의 긴급성이 요구되지 않아 추경예산보다는 내년도 본예산에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맨발걷기 관련사업의 경우 맨발걷기 참여인구가 적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맨발걷기에 대한 부상우려 및 자연재해 시 유지보수 등의 문제가 난제로 남겨져 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 한다면 이번 추경예산이 통과된 이상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도 '친환경 화장실 설치' 예산은 불요불급 할 뿐더러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우리시가 80%를 부담하고 나머지 20%는 전북도가 부담하도록 돼 있어, 전북도가 내려주는 20%를 위한 사업시행이 아니라 필요와 쓰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백신접종 스트레스 완화제'도 좀처럼 수긍되지 않는 항목 중 하나다. 이는 소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지난해 전국적 유행을 탄 럼피스킨 관련 백신접종 후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세워진 예산이다.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전염병의 백신지원이 아닌 백신접종으로 인한 스트레스 처리비용까지 세금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좀처럼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예결위가 심사한 이번 추경예산은 지난 13일 제282회 제2차 본회의에서 확정됐다.

  이날 최승선 위원장은 "제2회 추경예산안은 사업의 필요성과 예산 규모 등을 면밀히 검토해 합리적으로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심사했다"고 밝혔지만, 심사 결과를 놓고 일각에서는 "나름 노력이야 했겠지만 근래 들어 시의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있다"며, "과연 시의회가 행정의 거수기가 아닌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따져 묻고 싶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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