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청년의날을 기념에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갈공동 장애인체육관에서 '청년축제'를 개최했지만 행사관계자 및 참여자들의 지인 등 일부를 제외하면 텅 빈 객석과 구태연한 행사 프로그램 구성으로 '실패한 축제'였다는 평이다.

  노력대비 효과가 저조했던 이번 축제의 실패는 미리 예견돼 있었다. 시는 축제 기획단계부터 우리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단체라는 이유로 행사장 무대의 설치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분리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단체 두곳에 일을 맡겼다.

  행사를 기획함에 있어 이벤트 전문업체가 무대와 프로그램을 도맡아 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다만 청년의날 기념축제라는 특수성으로 청년단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취지는 이해가지만, 부족한 전문성을 메워줄 참신함 역시도 결여돼 문제가 되고 있다.

  행사는 기성세대가 진행했던 낡은 방식 그대로를 답습했으며, 청년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 만한 주제도 없었고, 시청 담당직원 역시도 자율성이라는 이유로 상황을 방임한 채 현장을 방문한 높으신(?) 분들을 모시느라 정신없는 모양새였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문제이며, 근본적인 문제는 청년축제가 존재하는지 모르고 있는 청년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청년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청년공간 이다에서 열린 '청년창업 정책 우수 사례를 통한 로컬의 성장 방향성' 특강의 경우 오직 '청년공간 이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접수를 받아 '청년공간 이다'를 이용하지 않는 청년들은 강의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행사를 기획한 청년단체 두 곳 모두에서 한명씩 시장상을 수상한 점도 빈축을 사고 있다. 수상자들의 명분은 각종 공모에 당선이 됐다는 것인데, 기획자가 스스로에게 상을 주는 셀프수상으로 비춰졌다는 것이 당시 시상식을 지켜본 대다수 사람들의 증언이다.

  홍보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청년 없는 청년축제, 그들끼리 주고 받고' 등 청년축제 첫 해부터 꾸준히 지적된 사안이지만 도무지 개선을 시키려는 의지는 요지부동이다.

  예산 나눠먹기, 자화자찬, 이런식이면 과감하게 청년축제를 폐지하고 그냥 하던대로 시정에 협조한 청년 및 청년단체 몇 불러 감사패·공로패 돌려가며 나눠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반드시 축제 전문 회사가 아니라도 우리 주변에서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봉사활동 단체인 '보고 또 보고'에서 기획해 진행하고 있는 동서9길 문화축제의 경우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이제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청년축제, 혁신적인 변화의 길을 걷느냐 아니면 세금낭비를 줄이기 위해 과감하게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인가에 대한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

청년축제 특설무대 앞 빈자리의 여운이 아쉬움으로 남겨졌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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