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검찰청 반부패특별수사부(부장검사 김상도, 주임검사 최순용)는 관급공사 입찰에 있어 건설업자들이 관련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김제시청 입찰예정가 유출사건과 관련해 박영엽(58) 자치행정국장과 강부석(52) 전 도의원, 강주현(47) 지산건설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로 3명을 구속하고, 유한회사 K건설 대표 배 아무개(42)씨, 업무이사 김 아무개(37)씨 등 6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5월경 건설업자인 강주현씨가 강부석 전 도의원에게 5백만원의 알선료를 교부하고, 강씨를 통해 경리관인 박영엽 국장에게 2천만원의 뇌물을 교부했으며, 박 국장은 그 대가로 건설업자가 기재해 준 복수예비가격 15개를 그대로 채택해 주고, 건설업자 강씨는 약 20개의 다른 건설업체 명의로 낙찰 가능한 금액들을 기재하여 입찰하게 했다.
이로써 죽산∼부량선 도로 확·포장 공사(설계금액 3억9650만원)는 낙찰가능최저가격인 2억6146만8880원보다 220원이 더 많은 2억6146만9100원에, 회동선 도로 확·포장 공사(7억3894만원)는 낙찰가능최저가격인 6억2600만2922원보다 28원이 더 많은 6억2600만2950원에, 남양선 도로 확·포장 공사(설계금액 11억6303만원)는 낙찰가능최저가격인 9억6232만1842원보다 108원이 더 많은 9억6232만1950원으로 낙찰되게 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공정한 가격결정을 저해해 3개의 관급공사를 독점, 낙찰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관급공사의 입찰은 경리관이 설계금액을 토대로 설계금액의 상하 3% 이내에서 15개의 복수예비가격을 작성하고, 입찰 당일 응찰자 중 임의로 선정된 4명이 그중 4개의 가격을 추첨한 후 이에 대한 평균으로 최종예정가격을 산출하도록 돼 있다.
경리관이 복수예비가격 15개를 같은 간격으로 작성할 경우 낙찰 가능금액수가 45개로 축소되고, 그중에서도 약 20개의 가격이 낙찰될 확률이 높아, 복수예비가격 15개를 같은 간격으로 작성해 유출하게되면 20개의 업체가 담합해 가격을 기재할 경우 최종낙찰을 받을 수 있게 되는 허점을 안고 있다.
이를 이용해 지산건설은 0.4%, 0.3%, 0.4%의 등간격으로 기재한 각 15개의 가격들을 박 국장에게 전달했고 박 국장은 이를 그대로 복수예비가격으로 선정했으며, 지산건설은 약 20개의 건설업자들로부터 백지입찰서를 사전에 제출받아 임의로 약 20개의 입찰금액을 기재한 후 입찰하고, 그 건설업자 명의로 낙찰되게 되면 공사금액의 7%를 이른바 부금으로 지불한 다음 실제로는 지산건설에서 공사를 진행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국장은 입찰을 실시하는 시청에서 공정한 감독을 해야 할 최고 결정권자임에도 오히려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후 3회에 걸쳐 업자의 요구대로 부정입찰행위를 했고, 강 전 도의원은 제2건국위원장까지 지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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