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금산사 입구에 새로운 조형물의 제막식이 열렸다. 자연보호헌장탑.

"자연을 인위적인 훼손과 파괴로부터 보호하고 소중히 보존하여 아름다운 국토를 우리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주자는 인식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한다"는 것이 주최측이 밝힌 탑 건립의 숭고한 목표이다.


이에 앞선 지난 15일 김제신협 2층 회의실에서는 새만금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촉구하는 사회단체장 회의가 열렸다.


관내 25개 사회단체가 참여해 성명서 발표와 결의문 채택, 그리고 연판장까지 돌린 이날 모임은 "수질오염과 갯벌파괴 등을 이유로 이제와서 전북발전의 견인차가 될 새만금 개발사업을 중단할 수는 없다"며 한 목소리를 낸 회의였다.


일견 보기에도 이질적인 이 두 종류의 행사는 그러나 한가지 측면에서 묘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자연보호김제시협의회. 두 행사에 주도적 또는 동조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의 공통된 이름이다.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자는 사람들일찐데 환경파괴 우려의 비난이 쏟아지는 새만금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새만금의 환경에의 무해성을 밝히 아는 혜안이라고 믿고 싶지만 그게 아니라면 의지와 상관없이 관의 정책에 몰려다니며 힘을 실어줘야 하는 관변단체들의 슬픈 자화상일 것이다.


관내에는 여러 사회단체들이 있고 그들은 저마다 회의 존립목표로 시의 발전과 시민에의 봉사를 이유로 든다. 이들 단체의 상당수는 실제 불우이웃돕기, 장학금전달, 자연정화활동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충분히 공익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만일 그 순수한 목적에 만족하지 않고 그 뒤에 자신의 낯세우기와 공명심 또는 권력과 친해지기 등의 마음을 감추고 있다면, 이는 결국 여러 사람 앞에서 박수 받으며 생계비 봉투를 움켜쥐는 얼굴 화끈함 만큼 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시의 보조금으로 세워진 자연보호헌장탑의 뒤를 가득 메운 자연보호회원들의 이름에서 그런 아쉬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관내에는 정말 여러 사회단체들이 존재하고 시민들은 그들이 어떤 활동을 벌이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내 단체들이 진정 시의 발전과 시민들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순수함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어야 한다고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김재명 기자 kjm@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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