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탕아가 고향집에 온 푸근함을 느낍니다"


7월에는 김제출신 법조인의 겹경사가 있었다. 10일에 성덕면 출신 임휘윤(사시 12회)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이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승진 발령됐고, 21일에는 백산면 출신 강완구(사시 11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전주지방법원장으로 영전했다.


이들은 모두 김제중학교 출신으로 임휘윤 검사장이 10회, 강완구 법원장이 12회다.

도내 출신이 전주지방법원장에 취임한 것도 18년만이다.


72년 광주지방법원판사를 시작으로 28년동안 공교롭게도 한번도 전북도에 근무한적은 없었다. 사법시험 합격 30년만에 고향에 처음으로 법원장이 되어 근무하게 된 강완구 법원장을 지난 1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고향에서 온 기자라 누구보다도 반갑다며 따뜻하게 맞았고, 바쁜 일정 가운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을 지면에 간략히 소개해 본다. - 편집자 -


# 먼저 김제출신으로서 전주지방법원장에 취임하게 된 것을 시민의 이름으로 축하드리며, 취임소감을 부탁합니다.


- 오늘이 있기까지 관심과 함께 격려를 해주신 고향의 선·후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고향에서 일하게 되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이곳에는 선·후배 뿐 아니라 집안 어른들께서 계시기 때문에 일거수 일투족이 드러납니다. 생활의 모든면이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매사에 조심스럽고 더욱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향과 집안에 누를 끼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원장으로서 민원인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법원도 사법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의 편의를 우선해야 하며 국민들이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방침입니다.


일반국민이 보기에 높아 보이는 법원의 문턱과 법관 및 직원들의 자세를 낮추고, 제도적으로 어려워 고칠 수 없거나, 개선할 수 있는데도 생각이 못미쳐 사법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면 앞으로 이 분야에 집중적인 개선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 김제에서의 학창시절 예기를 해 주시겠습니까?


- 석교초등학교 재학시절 학교를 짓느라 삽과 괭이를 들고 등하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교가 폐교되어 아쉽군요.


초등학교 2학년때 아버님께서 작고하시고 어머님 혼자서 우리 5남매를 키우시느라 참 고생도 많이 하셨습니다.


김제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당시 담임선생님(박윤·수학교사)께서 서울 유학을 강력히 권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진학도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공부가 하고 싶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집안의 어른께서도 "장남인 제가 다른 곳으로 간다면 다시는 안보겠다"고 만류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워하는 저를 보고 어머님께서 큰 곳으로 가서 마음껏 기개를 펼쳐보라고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가운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 가족관계와 고향에 거주하는 분은 계신가요?


- 5남매 중 장남입니다. 위로 누님이 한분계시고 현재 월촌면에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백산면 부신마을과 신리마을에 당숙을 비롯한 친척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취임후 지난 토요일에 고향에 찾아가 선산과 집안 친척들을 찾아뵈었습니다.


# 법원장님의 고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걸로 들었습니다. 고향을 위해 하고 싶은 말씀은?


- 중학교 재학시절 김제인구가 30만을 육박한다고 들었고 당시 김제군세가 전국 1·2위를 다툰걸로 압니다.


군세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인물도 많았고 김제시민의 자부심도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인구가 12만도 되지않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농업주도의 생활패턴으로 인해 고향발전의 원동력이 될만한 기반시설의 뒷받침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낙후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제가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며, 미력하나마 저도 도울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각오 입니다.


# 끝으로 저희 김제시민의신문사에 바램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요.


- 판사생활을 해오면서 지금까지 언론이나 타인을 의식하고 재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습니다.


김제시민의신문도 올곧은 정신으로 지역주민의 눈과 귀가되어 지역여론을 정확히 대변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대담-홍성근 기자 hong@kimjenews.co.kr


<강완구 법원장 약력>

·45년 백산면 부거리 부신 출생

·석교초등학교 졸업(4회)

·김제중학교 졸업(12회)

·경복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제11회 사법시험 합격(70년)

·광주지방법원판사(72년)

·서울가정법원판사(77년)

·서울형사지방법원판사(78년)

·서울민사지방법원판사(80년)

·서울고등법원판사(82년)

·대법원재판연구관(85년)

·광주지방법원부장판사(86년)

·사법연수원교수(88년)

·서울형사지방법원부장판사(90년)

·대전고등법원부장판사(93년)

·서울고등법원부장판사(95∼98년)

·서울행정법원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98∼2000년)

·서울고등법원부장판사(2000년)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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