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 최종 결정 1개월 뒤로 미뤄-
실업반인 화공과의 폐지를 둘러싸고 김제고가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김제고등학교(교장 배형문)는 오는 2001학년도부터 화공과 2개학급 중 1개학급을 없애는 방안을 도교육청으로부터 가승인 받아 이를 추진하던 중 화공과 교사와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거센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공과 축소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총동창회(회장 조석봉)측은 “매년 정원미달인 실업반을 하나 줄이고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인문반을 하나 늘리는게 학교 발전을 위해 더 낫다”는 판단인 반면, 화공과 교사와 학부모는 “필요에 따라 만들어 놓고 불과 7년만에 학과를 축소·폐지하려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며 화공과 축소·폐지 움직임에 강력히 맞서고 있는 것.
이러한 갈등은 학교측의 학과 폐지 추진과정에서 몇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학부모들의 반발을 산 부분은 “학과 폐지 추진의 일방성” 문제이다. ‘과를 폐지하는 문제인 만큼 해당 학부모들의 의견수렴을 당연히 거쳤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주장으로, 이에 대해 학교측은 “지난해에 학교운영위원회에서 12대1로 이 문제가 결정된 만큼 더 이상 이견을 없을 걸로 알았다”고 밝혔다.
또한 화공과에 대해 학교측이 갖는 태도가 “완전 폐지”인지 “부분감축”인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화공과 교사측은 “애초에 학교측이 도교육청에 건의할 때는 완전 폐지를 건의했으나 교사수급등의 문제를 우려한 도교육청의 권고로 1개를 줄이는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학과축소 자체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에 총동창회 관계자는 “완전히 과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1개학급만 줄이자는 것이다”고 말해 완전폐지의도를 의심하는 학부모들의 의견에 반박했다.
이처럼 학과축소와 관련해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을 뛰어넘자 학교측은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 14일 오전 10시30분 화공과학부모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화공과 학부모와 동창회원, 교사 등 50여명과 학교운영위원회 12명 전원이 참관한 가운데 동교 도서관 열람실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학과 축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화공과의 존치와 축소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피력하는 시간을 가졌다.
때론 언성이 높아지고 때론 진지하게 서로를 설득하는 등 1시간 50분 동안 마라톤으로 진행된 회의였으나 동창회원과 화공과 교사·학부모간의 견해차는 좁혀지지 못했고, 결국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학교운영위의 결정에 맞기는 것으로 잠정합의하고 학부모회의를 끝마쳤다.
양쪽의 의견을 모두 청취한 뒤 회의가 끝난 후 곧바로 소집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운영위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섣부른 결정을 유보하고 의견재수렴 과정을 거쳐 1달뒤에 최종결정하기로 결론지어, 화공과 축소논란을 일단 마무리지었다.
이번 화공과 축소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통해 김제고가 자교 발전을 위해 어떠한 결론을 내리게 될지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kjm@kimjenews.co.kr)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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