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추진되고 있는 전주신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해 지난 5일부터 <전주신공항 건설사업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의 초안 공람에 들어간데 이어, 지난 14일 오후 2시 백산면사무소 회의실에서 건설예정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첫 주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민설명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공항반대투쟁위와 주민들로부터 “지정고시된 곳은 ‘백산면 조종리 일원’이나, 이번 환경영향평가는 ‘백산면 조종리 및 공덕면 공덕리 일원’으로 임의 변경했으므로 원인무효다”며 주최측에 항의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은 퇴장했고, 끝내 주최측도 주민설명회를 포기하고 철수했다.
한편 주민설명회에 앞선 지난 7일 도청 관계자가 주민들과 대화를 가졌으나 상호 공방전만 이어졌으며, 주민들은 “이번 설명회는 공항건설의 행정절차로 주민이 참석하게 되면 신공항건설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므로 주민들의 불참을 유도한다”는 의견을 모은 바 있어 당초 주민설명회의 무산이 예견되기도 했다.
주최측인 건교부가 이날 주민설명회를 위해 마련한 교재를 보면 사업의 목적, 추진경위 및 향후계획, 사업내용, 사업의 기대효과와 함께 환경영향평가 목적 및 절차, 평가대상지역 및 평가항목 설정, 항목별(지형·지질, 동·식물상, 토지이용, 대기질, 수질, 폐기물, 소음·진동, 전파장애) 현황 및 대책이 소개돼 있다.
반면 공항반대투쟁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전주권신공항 개발계획의 타당성 및 경제성 등 전면적인 재검토, ▲환경영향평가의 재실시와 교통 및 기술영향평가 등 제반 영향평가 시행, ▲타당성 및 경제성 검토를 포함 제반 영향평가에 있어 민·관 공동 실시”를 주장하면서 “위를 무시하고 사업추진을 강행할 시에는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을 경고하며, 추후 발생되는 사태의 책임도 정부당국에 있음”을 천명했다.
홍성근 기자
<주민설명회장 스케치>
주민설명회 당일 오전부터 백산면사무소 담장에는 주민과 공항반대투쟁위, 벽성대에서 “전주신공항 백지화, 유종근 지사 퇴진”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깃발이 내걸리고 사복경찰이 배치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주민과 벽성대학생 등 3백여명이 속속 모여들었고 면사무소 회의실은 좌석이 1백석밖에 되지않아 입추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복도와 로비까지 큰 혼잡을 이뤘다.
주민설명회가 시작되기 10분전, 공항반대투쟁위측은 “관보를 통해 정부로부터 지정고시된 곳은 ‘백산면 조종리 일원’이나, 이번 환경영향평가는 ‘백산면 조종리 및 공덕면 공덕리 일원’으로 확대해서 임의 변경했으므로 원인무효다”며 절차를 무시한 하자를 개선하고 설명회에 임할 것을 주최측에 요구했으나 건교부와 전북도, 대우엔지니어링측도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설전이 주최측과 주민간에 10여분간 오가면서 마침내 주민들은 설명회장을 빠져나갔고, 주최측은 “단 한명의 주민에게라도 설명회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형식적인 주민설명회를 막겠다”는 주민들은 장내의 접이의자를 치우고 마이크 전원을 끄는 등 설명회 저지에 나섰고, 취재중이던 방송3사가 이를 촬영하자 “도지사의 시녀가 되어있는 언론은 각성하고, 언론의 본연으로 돌아가 진실을 보도하라”며 취재를 방해하기도 했다.
주최측이 철수하지 않고 현장에 계속 머물러 있자, 주민들 중 부녀자들의 집단 항의가 이어졌고, 주민들과 마찰 1시간여만인 오후 2시50분경 마침내 주최측은 서둘러 철수의사를 밝히고 장비를 챙겨 철수했다.
홍성근 기자 hong@kimjenews.co.kr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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