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위상 드높이는 태권낭자들”

-창단 2년만에 각종 전국대회 입상, 우수성적 보여-


김제시청에 태권도팀이 있고, 이 태권도팀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아직 널리 홍보되지 않은 사실이다.


창단된지 2년, 아직 열악한 환경에 있는 이 신생팀은 그러나 전국 태권도계 관계자들에게는 이미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한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팀들이 모여서 경기를 치루는 국방부장관기 태권도 대회에 출전, 전체 4개의 금메달 중 1개를 거머쥐는 등 이제 김제시청 태권도팀은 김제 체육의 무한한 가능성의 길을 열어놓고 있다.


태권도팀의 면면을 살펴본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국군체육부대에서 열린 제9회 국방부장관기 전국 남녀 태권도대회에서 라이트급에 출전한 양춘희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국 25개의 팀이 모여 열띤 경합을 벌인 이 대회의 금메달 수는 모두 4개. 권위있는 전국대회에서 김제시는 전통적인 강호인 인천시, 제주도청등과 함께 귀중한 금메달 한 개를 획득한 것이다. 웰터급 안근아 선수가 동메달을 추가했으나 아쉽게 은메달과 동메달 수에 밀려 단체상은 다른 팀에 양보해야 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인천 강화문예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협회장기 전국 남녀 태권도대회에서도 시청 태권도부는 7명의 선수가 여자일반부에 출전, 67kg급 이상급에서 안근아(24) 선수가 금메달, 57kg 이하급에서 최강주(21) 선수가 동메달을 각각 획득하는 맹위를 떨쳤다. 이 대회 전체 금메달수는 8개. 한 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쉽지 않고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팀도 수두룩하기 때문에 김제시는 금1, 동1의 성적으로 종합 4위에 올라 감투상을 차지하는 영예도 안았다.


한국태권도협회 관계자들도 창단된지 2년밖에 안된 김제시의 이같은 우수한 성적에 매우 고무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의 명예가 드높아지는 순간이다.


태권도팀이 창단된 것은 지난 98년 5월. 아직 실업팀을 충분히 지원할 여건이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이왕 실업팀을 지원하려면 보다 대중성이 있고 경쟁력 있는 종목을 육성해야 한다는 시의회의 요구에 따라 태권도팀이 창단되게 된다. 이래서 김제시는 카누에 이어 태권도팀을 신설, 2개의 실업팀을 갖게 되었고 이런 구조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창단 당시 덕암고 출신 선수들을 주축으로 선수들을 영입했고 이 중 김제출신의 양춘희, 안근아, 이선영 선수 등 국가대표 경력의 선수들을 영입하게 된 것은 오늘날 김제가 여러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밑바탕이 된다.


현재 시청 태권도팀은 무덕체육관 서인오 관장을 감독으로 이선영(23), 한해진(19), 양춘희(24), 안근아(23), 정지혜(21), 최강주(19), 이소현(19) 선수 등 7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시가 마련해 준 숙소에서 합숙하고 있는 선수들은 새벽 6시 시민운동장과 성산공원을 돌며 아침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아침운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직접 아침을 지어 먹고 다시 10시부터는 청소년수련관 수영장이나 하나새마을금고 헬쓰장을 찾아 체력을 기르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실시한다.


다시 점심을 먹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실내체육관에서 본운동에 들어가 기술연마에 땀을 쏟고 숙소에 돌아와 지친 몸을 달래는 것으로 선수들의 하루 일과는 마감된다. 대회라도 앞두고 있는 때면 여지없이 야간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나이 어린 선수들인 만큼 이같은 훈련이 너무 고되고 힘들지만 선수들간의 끈끈한 인간관계와 애향심으로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 서인오 감독의 말이다.


태권도팀이 더욱 우수한 기량을 지닌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우수선수의 영입문제다. 현재 국가대표경력 선수 3명중 한 명이 교사로 발령이나 팀을 그만 두게 된 상황에서 이런 문제는 더욱 절실하다.


체급마다 한명씩의 선수를 출전시켜 입상시키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력이 뒷받침 되는 선수가 한 둘 추가되는 것으로 팀 전체의 전력이 향상되는 것이 태권도계의 정설.


그러나 선수영입문제에 들어가면 시청태권도팀의 현실이 너무 초라해진다. 열악한 시 재정상 타시도와 비교해 태권도팀에 대한 지원과 대우가 충분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다른 시도처럼 태권도협회가 나서서 팀을 지원해줄 만한 여건도 못된다.


현재 관내에 있는 선수들 중 몇 몇은 다른 곳에 가면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고향을 위해서 뛰겠다는 선수들의 애향심, 감독의 회유 등이 이들 선수가 김제에 남아 있는 이유다.


체계적인 지원이 뒤따르지 않고서는 거둘 열매도 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 점에서 김제는 뿌린 것 이상의 결실을 거두고 있음이 분명하다.


태권도팀 선수들은 보다 열심히 노력해 우수한 성적을 거둬 시민들 사이에 태권도에 대한 열기가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부모에게 등 떠밀린 어린 꼬마들만 배우는 학원으로서의 태권도가 아니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취미삼아 태권도를 배우는 분위기 확산을 원하는 것이다.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곧 선수들에게 큰 자부심과 긍지를 안겨주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도 선수들은 실내체육관에 모여 거친 호흡을 내쉬고 있다.

전국대회는 물론 세계무대에 나가서 김제의 이름을 빛내고 싶다는 것이 선수들의 다부진 목표,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에게 주변의 관심과 박수는 꼭 필요한 것이다.


힘들었던 시절 레슬링이 그러했듯, 김제태권도가 침체의 늪에 빠진 지역사회에 새로운 용기를 불어 넣어 줄 날을 기대해 본다.


김재명 기자(kjm@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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