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해당되는 곳에 그 많은 환락업소가 허가된 것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시민들의 주거환경을 보호해야 될 책임이 있는 시장이 시를 환락의 도시로 만들려 하느냐"며 시장퇴진운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와중에 12일 국회의 한 모임에서 최인기 행정자치부 장관이 "자치단체장의 독선과 전횡을 막기 위한 선진제도로 '주민소환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금 전국은 주민소환제 논란으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주민소환제란 주민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해당 단체장을 불러 설명을 듣고 투표를 거쳐 해직도 할 수 있는 제도다. 이는 단체장의 전횡을 막기 위한 완충장치로, 원칙적으로 주민들이 자기들의 권한을 단체장에게 위임한 만큼 그 단체장이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할 때 주민들이 이를 다시 불러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어찌보면 참여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원리를 담고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멀리 스위스와 미국·독일의 일부 주, 가깝게는 일본과 대만 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 지방자치법상 이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되어 있으나 별도의 법률이 없어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에서 다시 주민소환제 도입에 대한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을 우리는 크게 환영한다.
"국민들은 선거때만 잠시 왕의 지위에 서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종의 신분으로 돌아간다"는 극단적인 예시가 우리나라 사회현실을 대변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일단 선거를 통해 단체장의 영역에 들어가면 향후 4년간은 그 지위를 위협받지 않는 비효율적인 풍토가 유지되고 있다.
전주권신공항과 관련한 일련의 공방을 바라보며 우리는 철저히 외면되는 김제시민들의 목소리를 안타까워 하면서도 마땅히 도행정부의 잘잘못을 따질 수 없는 현실에서 시민들의 나약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부조리를 바로잡고 진정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의 가치 실현에 근접할 유효한 수단 중 하나가 '주민소환제'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이 제도가 긍정적인 측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거 낙선자가 지역주민을 선동해 임기내내 단체장을 괴롭힐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완책은 얼마든지 있다. 임기중 일정기간을 못하게 한다거나 횟수를 제한하는 방법,투표자의 수를 제한하는 것이 그것이다.
정작 문제는 이 제도의 도입을 극구 반대할 전국의 수 많은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의 저항을 극복하면서 이 제도를 정착시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단체장이 막연히 여론을 의식하는 것이 아닌, 주민들의 힘을 진정 두려워 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 진정한 지방자치제도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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