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 제1세대의 자부심으로 고향 발전 이끈다"

61년 소띠들의 모임, 이남기 공정위 고문으로 동참

회원단합 통해 김제시 발전 중추적 역할수행 자임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김제에는 참 많은 모임이나 단체가 있다. 그 중 동년배들끼리 모여 단체를 만들고 이 단체가 사무실까지 열고 각종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농촌도시 김제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지난호에 이어 지역에 산재해 있는 여러 모임이나 단체 중 한군데를 찾아 소개한다.

시민들 속에서 알게 모르게 호흡하고 있는 그들의 이모저모를 알아보고 나아가 그들이 과연 김제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지역발전이라는 공통된 화두에 얼마만큼 근접하고자 노력하는지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체탐방 두번째 방문지로 61년 소띠들의 모임인 벽우회를 찾아 보았다. <편집자>


신풍동 비사벌아파트 상가 2층. 30평 남짓한 사무실 입구에는 푸를벽(碧)자, 소우(牛)자를 새겨놓은 '벽우회'의 투박한 간판이 내걸려 있다.


김제를 대표하는 벽골제의 너른 기상과 소띠생 모임들의 우직함을 담아낸 이름, 벽우회(碧牛會). 이 단체는 관내에 있는 여러 친목단체 중 단합이 잘 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61년 소띠들의 모임이다.


벽우회는 지난 97년 6월 몇 몇 동창생들이 뜻을 모으면서 출발했다. 해마다 소띠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금은 회원수 90여명에 이르는 제법 큰 규모의 모임이 되었다. 모두 김제에 고향을 두고 김제에서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를 다닌 김제 토종들이다.


그런만큼 벽우회원들의 고향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이다.


<친목 토대로 키워 낸 저력>


벽우회가 회의 기치로 내 건것은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 벽우회 회원들의 친목은 활성화된 애경사 시스템에서 드러난다.


"애경사 만큼은 확실히 챙긴다는게 저희 모임의 특징입니다. 가장 힘들 때 옆에서 위로해 주고 또 기쁠때는 같이 즐거워 해 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 일입니까. 사실 더불어 사는 맛이 거기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병환 총무의 말이다.


벽우회의 존재 목적이 단순히 회원들 애경사나 챙겨주며 뒤치닥거리 하는 것이라면 기자가 탐방까지 해가며 취재하기에는 왠지 부족하다.


그런점에서 벽우회는 확실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벽우회원들의 단합이 이 정도라는 것이지 그게 다는 아니라는 말이다.


벽우회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그런 지향점은 더욱 부각된다.

벽우회의 여러 특징들 중 가장 눈에 띠는 점은 이 회의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다.


"김제시가 21세기에는 서해안 시대를 맞아 새롭게 웅비하는 핵심도시가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벽우회 회원 여러분의 고향에 대한 애정, 고향에 대한 향수가 단순히 편가르기식 지역주의가 아닌 마음의 고향이요, 어머니의 품안같은 느낌으로 김제시를 사랑하고 더불어 우리의 고향인 김제시를 떠났던 사람들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는 풍요롭고 미래지향적인 김제를 만드는 데 회원 모두의 책임의식과 노력으로 분출되었으면 합니다"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회장 이·취임식을 맞아 보낸 축전의 내용이다.


<고향발전 역할에 대한 기대>


지난해 2월 전임 이정휘 회장의 요청에 흔쾌히 고문직을 수락했다는 이위원장은 축전에서 밝힌 바와 같이 벽우회가 고향을 움직이는 애향심 가득한 단체가 되리라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금도 이위원장은 일년에 한 두차례 벽우회원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벽우회의 행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월 회원들이 적립한 회비를 토대로 마련된 '기금'은 벽우회가 고향을 위해 여러 의미있는 사업을 펼치는 밑받침이 되고 있다.


소년소녀 가장 5명과 결연을 맺어 이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점이 그러하고, 해마다 몇차례씩 갖고 있는 거리질서 캠페인, 환경미화 캠페인 등도 벽우회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회원인 홍성학 김제평생교육원장과 연계해 지역민들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취미·생활교육은 벽우회의 새로운 시도이다.


시청 공무원과 교사, 회사원, 그리고 회원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내 자영업자 등 벽우회원들의 다양한 직업군은 벽우회가 여러 뜻 깊은 사업을 펴나가는 잠재력이 되고 있다.


<386 제1세대의 자부심으로>


벽우회는 386세대의 선두주자라는 자부심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30대의 나이에 80년대 학번을 가지고 있고 60년대생'이라는 386세대의 개념규정에 비추어 볼 때 올해 39의 벽우회원들은 386세대의 첫번째 주자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화합, 협력, 정진을 기치로 내건 벽우회원들의 이념은 개혁과 진보 등으로 집약되는 386세대의 성향과 잘 맞아 떨어진다.


벽우회원들은 '친목'이라는 명제에 머무르는 편안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회의 모토가 궁극적으로 '지역발전'인 만큼 벽우회가 나아가야 할 길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30대 후반의 왕성한 활동력, 386 제1세대의 자부심, 그리고 똘똘뭉친 유대감.

이것은 우리가 벽우회에 기대를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kjm@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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