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동 진주아파트 뒤 남부가설시장 철거를 앞두고 시와 입주상인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구 요촌상설시장이 붕괴우려가 있다는 진단에 따라 옥상에서 영업중이던 상인 40여명이 지난 94년 5월 현 위치에 이주했고 남부가설시장으로 불러왔다.
이 시장은 현 김제쇼핑센타 완공에 대비해 상인들을 위해 시에서 부지를 임대하고 임시건물을 마련해 '94년부터 '97년까지 한시적으로 개설했다.
당시에는 45칸의 점포에 38명의 상인들이 이주했으나, 영업부진등의 이유로 많은 상인들이 빠져나가고 현재는 도계(닭집)와 건강식품제조(건강원) 등 20여개 점포가 운영중이다.
그 동안 시는 김제쇼핑센타의 늦어진 개관과 남부가설시장 상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들어 철거를 요구하는 토지소유주로부터 임대만료기간인 지난 97년 이후 3차례나 철거를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토지주가 토지반환을 요구하며 시에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전달하자, 시는 상인들에게 지난 10월 25일까지 자진이주 해줄 것을 통지한 반면, 상인들은 타 영업장소를 제공하거나 이주비 등의 보상을 조건으로 이주에 응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는 "남부가설시장이 당초 개설목적과는 달리 대부분의 상인들이 이미 이주해버려 시장으로서의 기능이 사실상 상실돼 더 이상 조치할 명분도 없고, 그 동안 임대료 없이 영업을 해왔는가 하면 상설시장 2층에서 영업할 당시 무허가였기 때문에 보상할 근거가 전혀없어 상인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상인들은 "상설시장 2층 증축시 많은 상인들이 엄연히 시금고에 비용을 납부했고, 관공서에서 이를 무허가 운운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1층 상인들은 이주비와 영업손실보상금 뿐 아니라 김제쇼핑센타 입주시 건축비의 60%를 감액해 주면서 우리에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1층 상인들이 이주했던 임시가설시장은 수도 전기는 물론 천막 등까지 모두 시 예산으로 마련해 줬으면서, 정작 남부가설시장은 입주 당시 칸막이도 없는 건물하나만 지어놓아 수도와 전기·천정공사·천막 등 직접 상인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그나마 상업공간을 만든 것이다"고 주장하면서 "시가 형평을 잃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는 "김제쇼핑센타로 입점하거나, 요촌노래방 건너편 구 골프연습장 뒤 시유지를 이들에게 임대하고 건축비 충당을 위해 저리융자를 알선해 주겠다"는 절충안을 내놓고 몇차례 상가주민들과 집단이주등 대책에 대해 논의하였으나, 상인들은 "남부가설시장으로 이전 당시도 시내버스 노선조정 등 상권형성을 위한 많은 지원을 약속했지만 결국 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해준 바 없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외진 곳에 들어가 또 얼마만큼의 손해를 봐야 하느냐"고 한탄했다.
기간만료의 명분으로 토지를 반환하라는 토지주와 생존권을 내세워 이주를 거부하는 상인과의 사이에서 시는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도 "남부가설시장 상인들의 딱한 사정은 잘 알겠지만 명분없이 자기주장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는 의견과 함께 "시가 명확한 행정력을 발휘하지 못한 결과 일부 상인들에게 끌려갔고, 그 과정에서 1층과 2층 상인간에 형평을 잃은 부분도 인정된다"고 시의 무소신 행정을 질타했다.
현재 시는 토지 소유자의 권리를 계속 방관할 수 없어 조만간 행정대집행 등의 행정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여지며, 상인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를 보이고 있어 김제의 미래를 위한 모두의 현명한 판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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