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 이후 수출길 막혀 반값 폭락

"어미돼지 10%씩 줄일 것" 합의 극약처방



구제역 파동 이후 돼지고기 일본 수출길을 막히면서 양돈농가에 찬서리가 휘몰아치고 있다.



김제축협에 따르면 현재 관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돼지 산지시세는 두당 11만~12만원선(100Kg 기준)으로 예년 같은기간 25만원선에 거래되던 것에 비해 50% 이상 폭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돼지가격이 폭락하게 된 데는 일본이 지난 3월 국내에서 발병한 구제역을 이유로 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시키면서 판로를 잃은 수출물량이 국내 시장에 대폭 쏟아져 나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돼지 시세가 이처럼 터무니 없이 폭락하면서 관내 양돈농가들은 사육두수 감축과 판로개척 등의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일본 수출길이 다시 열리기 전까지는 사실상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태여서 넋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용지면 김아무개씨(39·ㅇ축산 대표)는 "돼지값이 껌값 밖에 안나가는 상황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냐"고 가슴을 치며 "2002년쯤 지나야 수출길이 다시 열린다는데 밀린 사료값하고 애들 교육비를 어떻게 감당할 지 모르겠다"며 앞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현실에 몸서리쳤다.



축협 관계자는 "양돈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이자율 감면과 대출금 만기 연장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산지 가격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별 도움이 안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관내에는 모두 328개 농가에서 16만6793두의 돼지를 기르고 있으며 이는 도내 2번째 규모이다.



그런만큼 이들 양돈농가들의 몰락은 지역경제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큰 어려움에 당착한 양돈산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국가간 로비를 통해 판로 개척에 앞장서는 것과 육류의 소비자가를 산지가격의 증감률과 일치시키는 '가격연동제'의 도입 등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양돈농가들은 최근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모돈(어미돼지) 10%씩을 줄이기로 합의하는 등 현재의 난국을 뚫기 위한 처절한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어 시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kjm@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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