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고, 칠하고, 또 지우고-
-행정 갈팡질팡에 혈세만 센다-

구 박약국사거리 차선이 신규설치 2주도 안돼 다시 지우는 촌극을 빚고 있어 행정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이곳은 김제쇼핑센터의 교통소통원활을 명목으로 이달초 시가 부랴부랴 차선변경공사를 감행한 곳으로 현지사정은 감안하지 않은 채, 법규정만 따져 차선을 도색한데서 비롯된다.



문제가 되고 있는 박약국앞 도로(박약국-시청사거리 방면)는 1개 차선 뿐이며 노폭이 3.1m로 규정상 최소폭(3.0m)에 가까운 반면, 반대편은 3개 차선에 갓길까지 확보돼 있어 지나친 대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김제초등학교에서 시청사거리 방면으로 우회전하는 차량의 대부분이 어쩔 수 없이 중앙선을 침범하는 결과를 낳았고, 만일 접촉사고시 책임은 시청에 있다는 운전자들의 원성이 뒤를 이었다.



마침내 지역출신 고성곤 시의회의원은 지난 15일 시정질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곽인희 시장에게 긴급보완 용의를 물었고, 바로 다음날인 16일 오후 다시 차선을 지우는 촌극을 연출했다.



이번에 지워진 차선도색에 소요된 예산은 차선지우기, 표지병설치를 포함해 6백만원이 넘게 소요된 것으로 밝혀졌고, 다시 지우고 그리는데 추가로 예산이 소요돼야 하는 상태다.



시 관계부서는 이같은 사실에 "교통소통에는 하자가 없으며 시민의식이 문제다"고 지적하면서 "차선에 따르지 않는 습관적 운전과 불법주정차만 하지 않는다면 최상의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도색의 배경은 분양이 저조한 김제쇼핑센터의 교통여건을 개선해 상품가치를 높여보자는 발상에서 비롯됐고, 2차분양이 시작된 이후인 지난 10월 11일 시와 경찰서가 협의를 거쳐 이달 3일 완료했다.



이 공사가 즉흥적 발상이라는 비난을 받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사전에 충분히 검토했다면 김제초등학교에서 시청사거리 방면으로 우회전하는 차량의 회전반경을 작게 잡았을리 없고, 차선지우기도 굳이 이 일대의 교통량이 가장 많은

장날 오후를 택했을리 없다는 것 등이다.



행정의 혼선으로 인해 막대한 혈세의 낭비 뿐 아니라 거듭되는 공사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각종 공사가 많은 연말을 맞아 시 발주공사의 철저한 사전준비와 시민의 편익을 우선하는 선진행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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