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은 오르고 후원은 되레 줄어

"올 겨울 어떻게 날지 깜깜하네요"


장애인·노인 등을 수용하고 있는 관내 복지시설의 대부분이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월동대책에 신음하고 있다.


최근 유가인상에 따른 난방비 상승과 계속되는 경제한파의 영향으로 복지시설의 힘이 되어 주던 후원자들의 발길까지 뚝 끊기면서, 관내 복지시설들은 월동대책의 돌파구를 찾지 못해 저마다 한숨을 내 쉬고 있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관내에 위치한 복지시설은 애린양로원, 성암복지원, 영광의집 등 법인시설 3개소와 따뜻한집, 지구촌마을 등의 비인가시설을 포함해 모두 5개의 시설이 들어 서 있다.


수용인원의 대부분이 몸이 불편한 노인·장애인·환자들인 만큼 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첫번째로 손꼽히는 요건은 '따뜻한 실내온도'. 그러나 이들 시설들은 한 달에 백만원쯤 가볍게 넘어서 버리는 난방비 부담에 허리가 휘청이고 있다.


사정이 조금 낫다는 법인시설 조차 시가 조금씩 보태주는 운영지원금의 대부분을 난방비용으로 돌려써야 될 형편이며 그나마 이런 지원조차 없는 비인가시설은 빚을 얻어다 기름을 때야 할 딱한 사정에 놓여있다.


37명의 장애인을 보살피고 있는 따뜻한집은 이미 인근 주유소에 150여만원의 기름값을 빚졌고 51명의 장애인을 돌보는 영광의집은 지난 한 달 무려 350여만원의 난방비가 지출되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지구촌마을 김성필 목사는 "식구들 일부에게 나오는 생활보호대상자 보조금으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면서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부터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애린양로원 한은영 총무도 "우리시설 노인 1인당 지원되는 국고지원이 1년에 51만원선인데 이것으로는 성인용기저귀 값 대기에도 숨이 차다"며 "연료비, 공공요금, 급식비, 의약품비 등의 운영부담은 고스란히 법인 몫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사정얘기을 들려 주었다.


국가경제 위축에 따른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예년보다 고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서민들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 속에 올 겨울을 나야 할 관내 복지시설들은 이미 마음 속 깊은 곳부터 꽁꽁 얼어붙고 있는 듯 했다.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때다. (애린양로원 542-9351 성암복지원 544-1005 영광의집 545-1223 지구촌마을 542-5844 따뜻한집 542-4110)


김재명 기자 kjm@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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