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인희 시장이 지난 10월 포텐샤 승용차를 구입한데 이어, 올 예산에 시의회의장 차량구입비 3500만원이 책정돼 뜻있는 일부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제58회 김제시의회 정례회 기간인 지난달 18일 소회의실에서 열린 2001년도 수정예산안 심사에서 의회사무국 예산으로 '차량구입비 3500만원'이 계상됐다.



시 예산담당부서는 본 예산안을 비롯해 이같은 수정예산안에 대해서도 기자에게 비공개를 고수하고 예산심사에 들어갔다.



차량구입비 항목은 시의원들조차도 심사장에서 처음 대한 듯 집행부에 자세한 내용을 물었고, 일부 의원들은 "시장이 차를 바꿨으니 의장도 바꾸나 보다"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예산심사에서 몇몇 의원들의 반대속에도 이 예산은 원안대로 통과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이같은 일이 불법적인 것은 아니다.



행자부가 발간한 <지방자치단체관용차량관련법규집> 제9조(차량교체 승인)에 ▲운행기간이 5년을 초과한 경우 ▲수리비가 차량가격의 반액을 초과하는 경우 ▲주행거리가 12만km 이상인 경우 ▲장관이 교체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에 차량을 교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장 차량의 경우는 차량 최초등록일이 97년 2월 13일로 5년을 경과하지는 않았으나, 주행거리가 13만km이상이 되므로 차량교체여건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시장의 경우는 운행하던 2대의 차량 중 93년식 프린스 승용차를 매각하고 지난 2000년 10월 2366만원의 예산을 들여 포텐샤 승용차를 구입한 바 있다.



일부에선 타 자치단체에 비해 김제시 차량이 초라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과 의장의 차량은 법규에도 배기량 2000cc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을 뿐 아니라, 고급차종인 시장차량도 2366만원인데, 의장 차량구입비 3500만원 책정은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농가부채·IMF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아직은 멀쩡한 차를 시민의 혈세를 써가며 고급차로 바꿔야 하는지, 그래야만 체면과 권위가 서는지 모를 일이다.



이럴 때 일수록 시민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소형차를 타는 시장과 의장의 모습을 기대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그리고 10년이 다된 낡은 화물차를 아무 꺼리낌없이 타고다니는 어떤 시의원은 의원의 권위에 먹칠하고 진정 체면도 모르는 못난 사람일까?


홍성근 기자 hong@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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