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근(김제시의회 의원, 성덕면>
몇 해 전부터 세계화·국제화 시대를 예고하는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지금에 와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당연히 우리 나라도 세계화 추세에 동참해야 할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세계화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인류 전체에게 얼마나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가?"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수송수단의 발전으로 인하여 대륙간·국가간·지역간·계층간의 빈부의 격차가 완화되고 있는가?
세계의 빈부의 격차는 물질문명의 발달과 아무런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우린 1997년 이후 IMF의 구제금융 관리를 받고 있다. 이른바 외환위기가 닥쳐 현정부가 애원을 해서 선심성 구제금융을 받게 되었고, 그들이 던져준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미국이 6.25전쟁이후 한국 민중들의 굶주림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밀가루를 무상 지원했고, 얼마가지 않아서 유상으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민의 음식문화를 변화시켰고, 결과적으로 이 땅의 식량 자급자족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 덕분에 우리 나라는 식량자급도가 30%가 안 되는 한심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 미국은 정책적으로 잉여농산물을 처리하여 그 당시 자국 농민의 원성을 무마하였고 장기적으로 남한 식량시장을 움켜쥐는 쾌거를 이룬 셈이다.
미국이 이 땅의 굶주린 백성을 위해 선심을 베푼 것은 그들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었던 것이다. IMF사태를 통해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국제거대 자본이 우리의 알자 기업을 인수했고, 굴지 금융기관의 지분을 30%가량 차지하게 되었다.
이것은 현정부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지향함으로써 국제금융자본의 이익을 충분히 보장하는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초국적 거대자본은 연 15%의 이윤을 노리고 있다.
이윤이 창출되지 않으면 그들 자본은 미련 없이 이 땅을 떠나게 될 것도 분명하다. 우리 금융권과 기업을 인수한 외국자본은 그들이 원하는 이윤을 얻기 위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요구해 왔고 정부는 구조 조정이라는 것을 통해서 외국자본의 요구를 수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본가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차별성을 가지는 것과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는 일이다. 노동시장의 유동성확보란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방법일 것이다.
물론 인류의 복지를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부정할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겠지만, 오로지 자본 이윤의 극대화에 무한 봉사하는 구조조정은 빈부의 격차와 인류의 평등을 위해서 재고되어야 한다.
초국거대자본 이윤의 극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이 땅의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실업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의 몫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먹고살 수 있는 음식물 비를 낮추는 작업 또한 병행되어야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의 근대화 과정에서 저임금과 저농산물 가격 정책은 항상 그 궤를 같이 해 왔다.
미국 시애틀에서 있었던 WTO 회의가 국제적인 연대를 하고있는 비정부기구(NGO)활동가들에 의해 무산된 것도 세계화가 지향하는 것이 인류의 복지와 평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초국거대 자본이 이 땅에 들어온 것은 닭장에 개가 들이닥친 것과 비교될 수 있다. 미친 듯이 달려드는 개를 피하려 이 땅의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이 밀려다니다가 서로 밟아 죽이는 상황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 무리한 상상일까?
중산층이 사회의 중심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하강 분해되어 기층민중의 대열에 함께 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도 세계화를 지향하는 지금 온당치 못한 불순세력의 상상일까?
세계화를 통해 이 땅에 박힌 초국자본의 이윤창출을 위한 파이프라인은 민중의 땀을 끊임없이 빨아갈 것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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