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농업정책 이대로는 안 된다


오인근(김제시의원, 성덕면)


우리 나라의 경제난국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안이다. 경제난국의 원인은 구조조정이 일정대로 추진되지 않은 것과 동시에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노동자의 투쟁으로 규정하는 데에 정부와 언론들이 선전하고 있다.


여기에다 먼저 시작된 농업의 잘못된 구조조정으로 인한 농업 여건의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농민들의 요구를 집단이기주의와 도덕적 해이로 평가절하 하면서 원인처방을 도외시하고 있다.


자본주의 기본 원리가 이기주의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도 정치 경제적으로 약한 자들이 정당한 요구를 하면 이기주의고, 강한자들이 주장하고 결정하면 정책이 되고 사회정의가 되는 것은 무슨 사회구조인가?


-이익보다 빚지지 않으려 고민-


생산성향상을 위해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이 경제난국에서도 가진자들의 삶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비싼 물건이 더 잘 팔리고 외국에서 수입한 희귀성을 자랑하는 물건은 없어서 못 판다는 사실 앞에서 사회 안전망이 마련되지 않은 우리 나라에서 못 가진 대부분의 서민들이 요즘 경제정책에 정서적인 합의가 이룩될 수 있을까? 경제난국에 빈부의 차이가 심화되는 것은 노동자 농민들 이기심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농촌의 겨울은 다가올 농사를 구상하고 준비하는 시기이고, 한해 농사를 결산하고 내년 농사수지를 저울질하며 긴 밤을 희망으로 메우는 것이 농민의 겨울이었다.


그러나 빈사상태에 빠진 농업과 농민은 실오라기조차 잡을 수 없는 절망 속에서 부채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무슨 농사를 지어서 인건비라도 건질 수 있을까? 아니 빚을 갚을 농사를 걱정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이상 빚을 짊어지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국민 애국심 호소만으론 어려워-


설상가상으로 WTO협상이 중도에서 터덕거리자 개별국가들 간의 자유무역 협정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 나라는 칠레와 자유무역협정을 대통령이 약속을 한바가 있고,실무선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한국은 공산품을 수출할 계획이고 칠레는 농산물을 우리 나라에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칠레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이 땅의 열매과일은 자취를 감추는 것이 시간문제이다. 한국과일 값의 최저 5배에서 최고 20배까지 차이가나는 농산물이 관세도 없이 수입되면 그 상황은 큰 고민 없이도 짐작이 가능하다.


과일뿐만이 아니라 가축시장도 암담하기 그지없다. 우리와는 판이한 광활한 초지를 가지고 있는 호주 같은 나라와 외국에서 곡물을 수입해서 사료를 공급해야 하는 사육조건을 가진 이 땅의 축산은 경쟁력이란 잣대로 농업정책을 수립하는 농정 하에서는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보조 늘려 빈사상태의 농업 살려야 -


국민의 주식인 쌀은 다른 농산물이 곤두박질 칠 때 그나마 농가를 지탱해준 농산물이다. 그러나 농민의 핵심소득원인 쌀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전망이 앞에서 더 이상 무슨 고민을 더 할 여력이 존재하겠는가?


2004부터 의무도입량 이외의 쌀을 수입하기로 협정에 서명한 결과이며, 의무도입량만 수입하는 지금도 쌀이 적체되고 있는데 2004년 이후의 농민들이 생각하는 쌀의 존재가치가 의문스럽다.


옛날엔 농가의 짭짤한 소득원이 된 잡곡들은 이제 중국의 등살에 밀려 난지 오래다.

강대국들이 자국 농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보조금을 늘려왔고 다른 나라에게 농산물수입개방 압력을 행사해 왔는데 우리 나라 정권은 농민들에게 부채만 안겨주었다.


지금부터라도 직접지불제등 소득보조를 확대하여 빈사상태의 농업을 살려야 한다.


-농업 살리는게 사회정의 실현 하는 길-


노동자는 명예 퇴직하면 퇴직금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명예퇴직 할 농민이 수두룩한데 이들에겐 퇴직금커녕 부채만 남겨진다.


정부는 농업구조조정으로 탈락되는 빈소농의 직업이전의 대책은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 개방농정으로 농산물가격이 하락하면 수지가 맞지 않아서 농촌을 떠날 것으로 생각한 당국자들의 정책능력을 탓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젊은 나이에 꿈을 안고 정착하여 동네의 희망처럼 보였던 젊은이는 정부 융자금으로 비닐하우스도 지어서 불철주야 일을 하였다고 가정하자.


몇 년째 폭락하는 농산물가격 때문에 겨울철 기름 값과 융자금 이자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서 40이 다 되어가도 장가도 못간 이 젊은이가 삼성재벌의 2세 30대 초반의 이재용이 변칙적인 상속으로 대를 이어 천문학적인 부자가 되는 것을 보고 무슨 생각에 잠길까?


부채에 찌들린 농촌의 젊은이와 삼성재벌 2세 이재용과는 태어나고 죽는 다는 사실만 평등하다.


농업을 살리는 길은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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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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