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실패'가 남긴 교훈으로 '안전경영' 확보한다


공장기반시설(SOC)의 빈약함과 사업주의 '경영철학 부재'가 휴ㆍ폐업 가속화


- 조성현황과 업체ㆍ업종분석 -


교남사거리에서 부안방면으로 2km 남짓 떨어져 있는 연정동 731번지 일대에 월촌농공단지는 '잿빛'으로 존재해 있다.


그것은 '견실한 존재'로서의 '존재'가 아닌 다소의 '정체'이거나 '후퇴'한 모습으로써 우리의 가까이에 방치된 채 유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93년 12월, 조성면적 4만4천평의 부지위에 분양면적 3만7천여평을 가지고 국비보조 8억8천만원을 포함한 총 부지조성 사업비 59억6천만원이 투입되었다.


분양 당시 총 19개 업체가 분양을 신청하였고 현재는 삼진산업(주), 소명케미칼, 흥농종묘, 일신산업, 신원축산, 하삼축산, 대성콘크리이트, (주)렉스, 대영판지, 성진산업, 자광 등 11개업체만이 가동중이었으며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던 현대금속(주)과 사출이 주업이던 명신기업, 그리고 농기계를 생산하던 태극정밀과 SW판넬을 생산하던 (주)완양이 휴ㆍ폐업된 상태이었다. 그리고 이불솜을 생산예정이던 한국침장, 신발안창을 제조하려던 태성산업, 자동차부품의 진우산업, 뿔칠석재류 제조예정이던 다보산업이 입주신청만을 한채 8년여 가까이 아직 미입주된 상태이다.


이로써 가동률 대비는 관내 5개 농공단지중 최하위의 성적인 57%수준으로 '절반의 실패'를 보여 주고 있으며 그나마의 11개업체 입주업종별 분류로는 자동차 부품업 2개업체, 캔재활용 금속업체 1개업체, 육가공업 2개업체, 농화학업 2개업체, 기타업이 4개업체로 '군상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매출현황과 고용의 대비 -


이곳 농공단지에서는 절대적인 매출점유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비교적 경영이 탄탄한 삼진산업(주)만이 그 소수의 매출발생기업중 리더군으로써 앞서나와 있을 뿐이었다.


그만큼 이곳은 여타의 농공단지와 견주어봐도 중ㆍ소기업중 소규모형태의 기업규모가 많다는 현상을 반영한다.


11개 가동업체가 작년에 보여준 매출은 211억원으로서 99년대비 203억원에 비하여 금액상 8억원의 증가와 성장률 4%의 신장을 보여 주었다.


이중 특히 삼진산업(주)의 매출점유를 살펴보면 99년도에 매출 109억원으로 단지내 매출비율 53%를 보여 주었으며 전년도엔 매출 133억원으로써 이 부분 매출비율 63%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어려운 단지내의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홀로서기'에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이를 고용으로 살펴보면 단지내 총 고용종사자의 수가 99년엔 247명, 그리고 작년도엔 274명으로 10%수준대의 고용증가를 보여 주었지만 이 경우 역시 삼진산업의 고용수요만이 증가한데 힘입어 나타낸 것이다.


종사자 가운데 김제거주 지역인이 183명이고 외지인이 91명으로 이곳 역시 외지인에 비하여 두배 가까운 지역인 고용비중이 높아 보였다.


또한 고용에 대한 성비율을 조사한 결과 남성이 209명이며 여성이 65명으로 남성이 3배 가량 고용비중에 앞서 있었다.



- 지역적 소외감과 전문경영인의 부재 -


현대금속(주)는 99년도에 부도처리되어 현재까지도 휴ㆍ폐업 처리중이다.


대구 성서공단에 본사를 두고 김제법인형태로 이곳 단지내의 세영기업을 인수한 뒤 생산 및 영업에 들어 갔으나 전문경영인 체제가 아닌 사주측의 족벌경영이 문어발식 확장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IMF의 찬서리에 맞아 무너졌다고 인근의 경영자는 전한다.


태극정밀 역시 작년 6월에 부도로 쓰러져 현재 경매가 진행중이다.

이곳에서는 삼진산업을 제외한 2류군으로써 신원축산과 흥농종묘가 그래도 역활유지를 자임하고 있다.


흥농종묘가 유기질 인공용토 사업으로 작년 한해 31억의 매출을 발생시켰으며 돈육가공산업체인 신원축산이 25억원대인 반면 나머지 군소기업은 연매출 10억대이거나 그 미만의 저조한 매출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는 지리지역적인 불리함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관내 여타의 농공단지가 전주ㆍ군산ㆍ익산에 인접한 반면 이곳은 부안방면에 위치해 있어 자재구입 및 물류관리의 비용상승이 다소 높기 때문이다.


다만 다행으로 작용하는 점이 올해말에 완공예정인 서해안 고속도로가 인근을 경유하고 또한 김제-부안간 도로가 확장되는 데에 힘입어 활성화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무주지역의 농공단지가 주변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이번에 활성화의 계기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쉽게 확인할수 있는 선례이기도 하다.


- '안전경영'이 불황시대.. '존재의 이유' -


소규모 업체이긴 하지만 하삼축산은 99년에만 해도 잘 나가던 기업이었다. 고용12명에 연매출 11억의 '알짜경영'을 했지만 작년엔 경영압박으로 기업축소를 단행하여 지금은 '하삼감자탕'이란 브랜드로 프렌차이즈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의 결과 고용과 매출은 당연히 줄었지만 그래도 휴ㆍ폐업보다는 온전한 '안전경영'으로 '회생의 때'를 기다린다는 마켓팅전략이다.


또한 삼진산업(주)의 김장근 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공장기반시설(SOC)의 중요도가 인식되어야 한다 농공단지에 공업용수가 아닌 가정용수도가 공급됨으로서 용수사용료가 너무 비싸며 가로등이 없어 이곳이 농공단지인지 산골마을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이고 정보에 대한 전용고속통신망시설도 시급하다"


이어 그는, 입주기업 스스로에게도 다시 반문한다. "기업들 자체적으로도 문제는 있다 문제해결을 위하여 단지협의회같은 공동의 운영기구에는 관심이 없고 개별적으로 시나 정부의 지원책에만 너무 의존하여 경영의 상대적 질이 빈약하다".


산학연계도 좋고 R&D의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승부의 세계에는 경영자의 제대로 된 경영철학이 다른 조건에 비해 앞서 있어야 한다.


이제 조건은 좋아질수 있다. 길이 뚫리고 정보시설에 대한 지원도 곧 이루어질 것이지만 그보다는 경영자의 '질 좋은 마인드'와 '안전경영'이 이 불황의 시대에는 먼저 필요하다 하겠다.


오병환 기자 obh@kimjenews.co.kr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