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우려와 지적속에서 시가 강행했던 벽골제 입장료 징수가 당초 우려대로 적자 누적과 입장객 감소라는 이중고를 드러냄에 따라 폐지가 시급한 상황이다.

  본지는 입장료 징수 이전에 "입장료 수입으로 매표 관련 근무자 인건비 조차 충당하지 못할 수 있으며, 방문객 감소로 인한 인근업체의 매출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벽골제 입장료 징수 신중해야 한다'는 보도를 했었다.

  징수 이후 1개월만에는 "방문객이 줄었고 인근 상가의 매출도 줄었다"면서 "공무원 철수시키고 공짜로 개방하는게 이익이다"는 취지의 보도를 지속해왔다.

 시는 지난 4월 1일부터 벽골제를 유료화하기 위해 사전에 시비 3억2천만원을 들여 벽골제 둘레 담장 설치와 매표소 보수 및 입장료 안내판과 카드단말기, 책상 등을 구입했고, 매표 및 검표를 위해 공무직 4명을 추가로 배치했었다.

  시는 벽골제 입장료 징수 관철을 위해 수입은 부풀리고, 지출은 줄여 시의회에 보고했다. 당시 시가 의회에 보고한 경제성 분석은 입장료 수입으로 5969만원을 책정했고, 지출은 2855만원으로 잡았다. 수입에서 지출을 빼면 연간 3114만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한다는 터무니없는 보고를 했지만, 시의회는 이를 승인했다.

  입장료 징수가 시작된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7개월간의 입장료 수입은 2353만원에 불과하다. 11월부터 3월까지는 날씨가 쌀쌀한 비수기여서 입장수입은 더욱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말까지 1년간 입장료 총 수입이 3천만원을 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시의회에 보고한 수입예상액 5969만원과 비교해보면 수입을 2배로 늘려잡은 셈이다.

  다음은 지출이다. 매표 관련 근무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연간 3천만원이며 공휴일근무에 따른 특별수당까지 감안하면 4명의 인건비로 연간 1억5천만이 넘게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사무관리비 1천만원과 공공운영비 500만원 등이 추가로 소요된다. 업무 지원을 하고 있는 청원경찰 2명의 인건비를 뺀다고 해도 1억6500만원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시의회에 보고했던 지출액 2855만원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벽골제 입장료 징수 강행을 위해 담당부서는 수입은 2배 늘리고, 지출은 거꾸로 6배 가까이 줄여 연간 3114만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지만, 취재 결과, 연간 적어도 1억3천만원이상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는 적자 뿐이 아니다. 유료화 이후 방문객이 줄어든데다 벽골제 내부와 입주상가 사이에 담장이 가로막혀 벽골제에 입장한 외지인들이 그냥 가버리기 일쑤다. "볼 것도 별로 없는데 돈까지 받느냐"는 외지인의 불만으로 우리시 이미지도 나빠지고 있다.

  유료화 당위성에 대해 담당부서 공무원은 "돈을 받기 때문에 입장객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것이 첫번째 답변이다. 돈을 받으면 달라지고, 돈을 받지 않으면 아무렇게나 한다는 말과 다를게 없는 태도에 공무원의 자질조차 의심스러운 상태다.

  내돈이 아니니 수억원의 세금이 줄줄 새도 관계가 없고, 이에 따른 불이익도 없으니 굳이 신중할 필요도 없는 생각을 가진 김제시 공무원들이 부지기수이다. 박준배 시장 취임 이후, 벽골제 입장료 징수를 추진했던 사무관은 영전을 했고, 헛짓을 하며 예산을 낭비한 한직원은 난데없이 6급으로 승진을 했다.

  박준배 시장이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는 '투자승수효과'가 어떤 것인지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시 예산부서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해 분주한 상태다. 내년 1월 1일부터 벽골제를 예전처럼 무료로 개방하고, 벽골제 유료화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하는게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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