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준원 전통문화연구소장

 단야도 1969년도에 발표한 한찬석의 '비련에 얽힌 벽골제'라는 제하의 단편소설에서 비롯되었다. 그 소설에는 시대적 배경이 신라 46대 문성왕으로 되어 있다. 그런 것을 근거도 없이 38대 원성왕대로 고쳐 놓아 버렸는데 원성왕대는 문성왕대에 비하여 80여 년 앞선다. 시대가 달라졌으면 등장하는 인물이라도 달라져야 하는데 같은 인물들이 시대를 바꾸어 등장한 것이다. 

 춘향전은 몇백년이 지나도 소설로 남아 있는데 단야를 주인공으로한 단편소설은 등재한지 7년이 채 안되어 설화로 둔갑하였다. 이처럼 역사를 왜곡 또는 변조 각색하여 향토사를 온통 허위로 장식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국민들이 낸 세금을 재원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가슴 아픈 일이다. 벽골제에는 김제조씨의 시조 조연벽 설화만 있을 뿐이다. 

  더 이상 벽골제의 참 가치를 훼손하고 조상들의 빛난 업적을 가리는 처사를 중단해야 한다. 향토사가 바로서야 국사가 바로 선다. 가장 귀중한 것은 벽골제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벽골제를 제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이다. 벽골제의 원형이 제대로 보존 되었다면 분명 국보급에 해당하는 귀중한 문화재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의 제방은 원래 높이에서도 1미터 이상 깍아 내렸고 제방의 넓이도 반으로 줄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웅장한 수문이 5개가 있었다.

  경복궁도 복원 되었고 광화문 복원도 마무리단계다. 옛것을 복원하는 것은 우리가 옛 문화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니다. 옛 문화와 현대 문명의 조화는 새로운 가치 창조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문화유산을 보존 하는 뜻이 바로 여기에 있다. 

 벽골제는 특정지역 주민들의 것만은 아니다. 우리 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이 담긴 훌륭한 문화재이다. 

  벽골제를 제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하여서는 우선 발굴 조사를 선행해야 한다. 발굴 조사는 원형을 찾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그렇게 하여 유네스코에 등록해도 손색이 없는 문화재적 가치를 복원하여 새로 만든 새만금 방조제와 더불어 신 구 문명을 한 시야에서 조명할 수 있는 아름다운 관광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1700년 전에 이루어 놓은 벽골제의 위업은 지금의 새만금 공사에 버금가는 대 역사인 것이다. 더 이상 벽골제의 흔적마져 사라지기 전에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이 귀중한 벽골제 복원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돌기둥 2개만 초라하게 서 있는 벽골제의 처참한 모습은 뜻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