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 인사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변이 없다면 이번 주말까지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기구개편으로 인사가 지연되고 시장 부인의 항소심 결과 여부, 고위공무원의 검찰수사 등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양상이다.

  인사발표가 다가오면서 주요 요직에 기용될 사무관과 사무관 승진유력자들의 이니셜이 공공연히 거명되고 있다. 물론 당사자들은 곤혹스런 표정이다. 괜히 이름이 먼저 오르락 내리락 해봐야 모난 돌에 정을 맞듯 악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기자는 이번 칼럼을 통해 정을 들이대고 효율적인 시정과 화합을 모색하고자 한다.

  물론 인사의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주요 요직에 거론되는 사무관들을 보면 이건식 시장의 선거에 도움을 주었거나 당선 이후 시장에게 접근했던 인물들이 포함돼 있으며, 시장선거 당시 상대후보를 지지했던 공무원들은 배제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건식 시장은 취임 이후 자신의 슬로건 처럼 '활기차고 신명나는 희망김제'를 건설하기 위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그야말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 시 조직을 우리 여건과 현실에 맞도록 효율적으로 만들고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시장 혼자 뛴다고 될 일도 아니며, 조직개편만도 능사가 아니다. 조직을 운용할 공무원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돼야 진정한 개편도 이뤄지고 효율적인 시정을 도모할 수 있다.

  적재적소란 공무원들이 연공서열에 따라 주요부서로 영전하는게 아니고, 각 개인의 인성과 능력을 고려해 걸맞는 부서를 맡기는 일일 것이다.

  소위 빅3로 꼽히는 총무과와 기획실, 회계과의 예를 보면, 총무과는 공무원들을 지휘·통솔하고 대외행사를 관장하며, 때에 따라서는 시장을 보좌해야 하므로 부서장은 지도력과 덕망을 갖추어야 한다.

  기획실은 주요시책을 입안하고 예산을 편성해야 하므로 치밀하고 기획력을 갖춰야하며, 회계과는 시 관급공사 계약의 주요업무가 있으므로 무엇보다 청렴함이 우선 일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만 본다면 적재적소에 배치할 인물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나, 이번 인사에서 자칫 정실인사가 나타날까 심히 우려된다. 참여정부의 실패요인으로 코드인사가 한 몫을 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조선 21대 영조대왕은 집권초기 기반이 미약했으나 조선의 왕들 중 성공한 왕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게 탕평책인 인사개혁안이었다.

  당쟁 해소를 위해 당파간 정치세력의 균형을 꾀한 불편부당의 인사정책을 편 결과 당쟁의 폐해를 줄이고 정파간 이해의 균형을 달성해 정국을 안정시켰다.

  우리시는 얼마전까지도 시청내에 무슨 사단이니 무슨 계보니하며 공무원의 줄서기와 제식구 감싸기가 만연해 있었다. 지난해 시장 선거 당시 상당수 공무원들이 이건식 시장의 라이벌후보를 지지했었고, 이 시장이 당선돼 취임하면서 공무원들 사이에 전세가 역전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선거에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는 피아를 떠나 근절돼야 마땅하다. 나를 돕든 남을 돕든 모두가 잘 못이다.

  이번 인사는 이건식 시장의 첫 단추다. 내 식구 중심의 정실인사를 할 경우 또 다른 줄서기를 조장할 수 있고, 결국 이시장의 개혁의지에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비록 선거과정에서 적대세력이었으나 청렴하고 덕망있는 실력파라면 과감히 등용하는 탕평인사를 실시해야 힘의 균형을 도모하고, 화합을 이끌 수 있다.

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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