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윤/
전교조 김제시지회 사립위원장

  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사립학교법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개정논란에 휘말렸다. 사립학교법이 정치적 흥정 대상이 된 것이다. 열린우리당에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로스쿨법안과 주택법등을 연계해서 야당과 주고받는 흥정거리로 삼은 것이다.

  10%대의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 국민 60%의 지지를 받았던 법안을 내 동댕이치려는 속내는 자못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일부에서는 종단(종교재단)의 불만이 거세져 신앙생활을 하는 의원들이 곤궁에 빠졌다는 설과 원래 위헌적인 요소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다.

  현행사학법의 주된 논쟁거리는 개방형이사제와 이사장 직계존비속 학교장 임명금지에 관한 부분이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데 예컨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기제로서 법과 제도를 통해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기존의 보수적 가치를 지향하던 분들이 자주 사용하던 인식의 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전자의 경우 자신들의 신앙적 기치와 맞지 않다는 단순한 이유로 현행법에 저촉되는 정관개정도 보류한 채 자신의 신도들인 의원들을 볼모로 압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몇 일전 언론에서 보도된 우리나라 대형종교재단의 부패한 구조를 생각해보면 가히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편협한 도그마(Dogma) 속에 헤어나지 못한 신앙의 대표적 단상인 것이다. 이러한 정세는 전북의 경우 현행 사립학교법에 맞는 정관개정을 한 곳은 불과 50%정도에 머물러 있는 상황과 별반 다른 게 없다. 국회 유기홍의원의 보고에 의하면 사립학교의 족벌 운영 현황과 종교사학의 족벌운영 현황을 보면 사학의 폐단은 단순한 우연히 아니라는 설명이 아래의 (표)에 의해서 설명이 가능하다.

▲ <표>사학독점 사례 (※자료-국회 유기홍 의원실 등 사료인용)

  위의 자료들에서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은 종교 사학, 특히 기독교 사학의 사유화와 족벌 운영이 다른 사학의 비율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학교를 마치 사유재산처럼 자식들에게, 아내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데도 종교 사학이 자신들은 족벌 운영 안 한다고 하면서 사립학교의 사유화와 족벌 운영을 제한한 개정 사학법을 반대할 자격이나 명분이 있을까? 사학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는 기본 전제로 해서 하는 말이다.

다만, 사학 설립자들의 후손들이 설립이념에 맞는 참여와 기여는 선친들의 이념과 부합하겠지만 이를 사유화하여 자자손손 텃밭 일구듯 자리 잡고 있는 행태들을 보면서 선친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까? 한번 묻고 싶다.

 시행해보지도 않은 법률에 대해 개정 운운하는 행태는 이미 몰상식과 법률에 지나친 불신이 전제되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차제에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법의 위헌여부와 개정 논의는 적어도 공적인 틀인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국민들의 정서내지는 시행상의 커다란 문제점이 부각된 이후의 문제라는 사실은 명백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 정치논리나 종교적 신념 때문에 민생과 관련된 법들을 들먹이는 행태는 정치와 교계에 대한 불신의 폭을 확대시키는 것 외에 무엇을 지도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참으로 암담하다.

이 대목에 있어서, 대중민주주의체제에서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신앙인으로서의 예언자적 자세와 정치인으로서의 시대적 사명감에 대한 지조가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이다.

 다행스럽게도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6월 국회로 넘긴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오늘 우리 사회의 담론들을 지배하고 있는 그룹들의 행태는 영적지도자에 대한 신뢰감과 대의체제의 역할자들의 무책임이 우려의 수준을 넘어 반민주적, 반민중적 행태로 나가는 것은 아닌 가해서 안타까움이 짓누르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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